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현웅)는 17일 학부모로부터 ‘학교 발전기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횡령한 혐의로 서울예고 전 교장 H씨, 예원학교 전 교장 K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학부모한테서 받은 학교 발전기금 가운데 각각 1억3,000만원, 4억5,000만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악기를 사야 한다. 학교 시설을 고쳐야 한다”는 명분으로 편입학 시험에 합격한 학생들의 부모에게서 2,000만~3,000만원씩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H씨와 K씨가 교장으로 있을 때 편입한 학생은 각각 60여명, 140여명에 달한다. 학부모 중에는 대기업 고위 임원, 변호사, 의사 등 부유층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표로 건네진 경우도 있지만 주로 현금으로 주고 받았으며 학교시설과 무관한 용도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횡령한 돈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당초 전직 교장들이 편입학 대가로 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배임수재 혐의를 적용하려 했으나 학부모들이 “자녀가 합격해 기쁜 마음에 자발적으로 냈다”고 진술, 대가 관계를 규명하기 어려워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돈 준 학부모들을 무혐의 처분할 예정이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