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애의 행보로 중생 제도의 참뜻을 실천해 오고 있는 조계종 종정 법전(法傳ㆍ80ㆍ해인총림 방장) 스님이 16일 하오 경남 거제시 신현읍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방문,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법전 스님이 산업 현장 시찰에 나선 것은 조계종 역대 종정 가운데 최초로, 이날 행사는 해인사 고불암 신도회측의 권유로 이뤄졌다.
이날 스님은 건조 중인 선박에 직접 승선하는 것을 비롯, 1시간 30여분 동안 삼성중공업 김징완 사장의 안내로 선박역사박물관과 선박 건조 현장을 둘러보는 등 깊은 관심을 표했다.
현장을 둘러 본 스님은 특히 선박 건조 현장에 여성과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은 사실을 중시, 급여, 복리 후생, 근무 여건 등의 현황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졌다.
스님은 이날 근로자들에게 “노동이야말로 신성한 것으로 세상을 향기롭게 만드는 명약은 근로자들의 정직한 땀방울”이라며 “불가에는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 一日不ㆍ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이라는 말이 있다”고 설법했다. 스님은 이에 앞서 지난 5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발표한 봉축 법어에서 “번뇌 속에 푸른 눈을 여는 이는 부처를 볼 것이요, 사랑 속에 구원을 깨닫는 이는 예수를 볼 것”이라며 종교의 벽을 허물기도 했다.
전남 함평 출신의 법전 스님은 26세 대인 1951년 통영 안정사에서 성철 스님을 법은사(法恩師)로 모시고 도림(道林)이라는 법호를 받은 뒤, 인근 고성 문수암에서 수행 정진하는 등 경남 남해안 지역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이어 스님은 1996년 해인총림 방장으로, 2002년 조계종 제 11대 종정에 추대됐다.
한편 함께 동행한 현응 스님은 조선소 안내에 대한 감사의 표시와 함께 조선 산업의 발전과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을 기원, 동판으로 제작한 팔만대장경 경판 한 점을 기증했다. 이날 방문에는 종정 예경 실장 선각, 해인사 호법국장 심우 스님 등 모두 4명의 스님이 법전 종정과 동행했다. 법전 스님은 17일에는 거제도의 포로수용소 유적관을 방문, 순국 선열들의 넋을 기릴 예정이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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