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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 어머니-메구미 아버지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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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 어머니-메구미 아버지 첫 만남

입력
2006.05.1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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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돈을 먼저 뵙게 될 줄이야…."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자식이 납북되는 고통을 겪은 부모들이 서울에서 만났다. 중학생이던 1977년 11월, 배드민턴을 치러 집을 나선 뒤 소식이 끊긴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 씨의 부친 요코다 시게루(橫田滋ㆍ73) 씨와 고교생이던 1978년 8월, 친구들과 바닷가에 놀러갔다가 납북된 김영남(45) 씨의 모친 최계월(82) 씨. 16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수협중앙회 강당에서 기구한 첫 상견례를 한 두 사돈은 서로의 손을 잡은 채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가까이서 보니까 따님(메구미)이 아버지를 많이 닮은 것 같네요. 아이(김혜경)도 엄마를 닮아서 예쁘구요."

김영남 씨의 누나 영자(48) 씨가 말없이 눈물만 흘리는 어머니를 대신해 사돈어른에게 인사를 건넸다. 사진을 통해서만 본 올케와 조카딸의 육친을 만나는 기쁨에 영자 씨의 목소리도 젖어 있었다. 메구미 씨의 동생 데쓰야(37) 씨도 "우리 가족이 겪은 것과 똑 같은 고통을 겪으셨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며 눈물을 보였다.

요코다 씨는 "영남 씨와 혜경이가 지금 연금 상태에 있다는데, 이는 이들이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라며 "우리 두 가족이 함께 노력하면 머지 않은 미래에 두 사람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코다 씨는 가고시마 산 목재 거울과 두 사람이 빨리 돌아오라는 염원을 담은 기념품을 최 씨에게 선물했다.

영자 씨도 도자기 찻잔세트를 요코다 씨에게 선물하며 "찻잔처럼 영남이와 혜경이도 늘 가까운 곳에 두고 사는 날이 올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영자 씨는 27일 도쿄에서 열리는 일본인 납북자 모임에 참석해 달라는 데쓰야 씨의 요청에 대해 "힘이 될 수 있다면 성심껏 돕겠다"고 말했다.

두 가족의 만남이 있은 뒤 납북자가족모임(대표 최성용) 등 납북피해자단체들은 같은 장소에서 한ㆍ일 납북자송환촉구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김정일 정권은 납북자를 조건 없이 송환하고 피해가족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라"며 북한주민의 인권개선과 납북자의 조속한 송환을 위한 국제연대를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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