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안 전 서울시 주택국장이 그랜저XG 차량 구입비로 사용한 3,000만원이 박씨의 자살 동기를 설명해줄 수 있을까. 검찰이 박씨가 죽기 전 차량 구입비의 출처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씨의 자살과 관련한 궁금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달 28일 첫 조사에서는 본인과 부인 예금에서 차 값을 냈다고 말했다가 이 달 3일에는 처남에게 빌린 3,000만원으로 차를 샀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그러나 처남 강모씨는 “빌려준 게 아니라 대납해 사준 것”이라며 박씨와 다르게 진술했고 공직자 재산등록을 조회한 결과 박씨는 처남에게 5,500만원을 빌린 것으로 밝혀졌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박씨는 중요한 조사대상이 아니었는데 차량 구입비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자꾸 번복해 소환횟수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채 기획관은 또 “자체 조사 결과 수사과정에 폭언이나 위협은 전혀 없었다”며 강압수사 의혹 제기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박씨 주변에서는 차량 구입비 3,000만원은 처남이 지불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박씨의 친척인 A씨는 “박씨가 정기적금을 깨서 차를 사려고 하자 처남이 ‘매형 퇴직 선물로 내가 3,000만원 드릴 테니 적금 깨지 말고 이 돈으로 사라’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A씨는 “공대 교수인 처남이 건넨 3,000만원이 건설사에서 연구용역비로 받은 돈인지를 검찰이 조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을 이날 구속 기소했다. 정 회장은 1,034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1,200억여 원을 횡령하고 계열사에 4,000억 원대의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정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과 현대차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보강 수사를 거쳐 기소할 예정이다.
정철환 기자 plomat@hk.co.kr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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