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테니스요정 마리아 샤라포바가 비싼 초청료를 받으며 가는 곳마다 열광적 인기를 끄는 것은 출중한 테니스기량 때문이다. 안나 쿠르니코바를 무색케 하는 미모를 겸비했지만 그의 진정한 가치는 최고 수준의 테니스실력에서 나온다. 강 서브를 넣을 때의 괴성이 휴대폰 벨 소리로 애용되고 비키니 차림의 화보가 인기를 얻는 비결 역시 테니스다.
골프천재 타이거 우즈가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대우 받는 이유 또한 감탄을 자아내는 골프실력 때문이다. 우즈가 골프를 잘 할 수 없다면 그에 쏠리는 시선과 관심은 당장 거두어질 것이다.
■ 위성미(미국이름 미셸 위)는 어느 새 세계적 스타가 되었다. 나타나는 곳마다 관중이 몰리고 일거수일투족에 탄성이 쏟아진다. SK텔레콤오픈에서는 도전 여덟번째 만에 남자대회 컷 통과의 꿈을 이루었다.
국내대회에선 2003년 10월 박세리(SBS최강전)에 이어 두 번째다. 미국 PGA투어 대회가 아니어서 공식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그의 PGA투어 컷 통과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미국의 만능 여성 스포츠스타 베이브 자하리아스가 1938년부터 네 차례 시도 끝에 1945년 피닉스오픈과 투산오픈에서 잇따라 컷을 통과한 기록을 깰 사람은 위성미가 가장 유력하다.
■ 골프장뿐 아니라 어디든 그가 모습을 나타내면 야단법석이다. 국내대회의 컷 통과임에도 세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유명 연예인을 관리하는 미국의 매니저먼트 회사가 분야별 전문가를 붙여 복장 화장은 물론 말 한 마디까지 치밀하게 준비하는 등 이미지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은 여느 연예인을 방불케 했다.
학생 신분임에도 다소 변칙적 방법으로 프로로 활동하게 배려해준 것이나, 거대기업이 스폰서를 하고 전세기까지 제공하는 이유는 남자선수와 겨루어도 뒤지지 않을 골프실력 때문이다.
■ 천부적 신체조건과 근성, 어릴 때부터 익힌 체계적 훈련, 골프를 즐길 줄 아는 자세 등을 보면 그의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 그러나 SK텔레콤오픈을 치르면서 드러나기 시작한 수많은 유혹들이 위성미를 골프선수로 가만 놔둘까 걱정이다. 그는 탤런트나 개그맨들과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유명 배우들과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여러 면에 재능을 갖고 있지만 골프기량이 형편없다면 사정은 달라질 것이다. 미셸 위에 대한 열광적 인기의 원천은 골프이기에, 앞으로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 역시 골프기량 연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방민준 논설위원실장 mjb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