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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부동산 이번엔 정말 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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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부동산 이번엔 정말 떨어질까

입력
2006.05.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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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지금 사도 될까요.’ 여기저기서 경고음이 울려대는 탓에 이런 질문을 후배들로부터 부쩍 많이 받는다. 이번 경고가 번번히 실패로 끝난 참여정부의 무수한 부동산 대책에 비해 접근법이 참신해 주목을 받는 모양이다. 종전의 대책이 규제와 세금을 앞장세운 집값 잡기 내지 누르기 처방이었다면 이번 버전은 집값이 너무나 올라 스스로 곤두박질할 위기에 봉착했다는 거품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

먼저 한국은행이 2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부동산 거품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어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4일 ‘부동산 거품을 걱정할 때가 됐다’고 맞장구를 쳤고, 12일에는 김용민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이 서울 강남 집값이 꼭지점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이 2일 ‘부동산 세금폭탄 아직 멀었다’며 겁을 줬다.

사실 강남의 일부 아파트 가격이 평당 6,000만원까지 넘어섰다는 소식에 마치 절벽에 서있는 듯 현기증을 느낀다는 분들이 많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골프장 회원권 가격이 최근 출렁거린 것을 두고 자산가격이 급락할 전조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한술 더 떠 부동산 주식 등 자산 투기를 방치했다가 거품이 터지면서 곤욕을 치렀던 일본의 재판이 될 수도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기자는 생각이 다르다. 거품이 터지는 단계가 아니라 오히려 더 커져가는 국면이라고 믿는다. 말장난 같다고 느낄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큰 차이가 있다.

당국의 주장처럼 꼭지점이라면 머지 않을 장래에 부동산 가격이 추락할 수 있다. 개인과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들은 급락에 대비해 돈을 굴려야 한다. 반면 기자의 생각처럼 추가진행 국면이라면 자산의 가격은 고공행진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고 대응도 달라야 한다. 내실보다 과도하게 오르다 보면 끝내 파국을 맞기 마련이지만 지금이 그 때는 아니란 의미이다.

여기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우리 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호주 등 서방 선진국에 이르기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미국이 해답을 쥐고 있다. 재정 적자와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은 대규모 국채발행과 달러화 팽창을 통해 버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세계 각국의 화폐량이 늘면서 자연히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실물 자산의 가치는 오른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미국이 택할 수 있는 카드가 협소하다는 점이다. 물론 경제적 처방 자체는 몇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우선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얼마전 차입한도를 추가증액해 9조달러 수준으로 늘린 것을 보면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두번째는 달러화와 국채를 대폭 늘려 적자를 메우고 빚도 갚는 방법이다. 이럴 경우 화폐의 대장인 달러화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대공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구 발행하는 것은 힘들다. 마지막은 1985년 플라자합의 때처럼 주요국의 양해를 얻어 달러화의 약세와 주요국 통화의 강세를 연출하는 것이다. 최대 걸림돌인 중국이 최근 위안화를 절상하는 것을 보면 예사롭지 않다.

결국 미국이 환율로 마술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달러를 원화로 바꾸려는 외국인이 늘면서 국내에 돈이 더 넘쳐날 것이다. 금리 등 정책적 대응이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거품이 웃자랄 요인으론 충분하다.

이제 후배의 질문에 답할 차례다. ‘살 집이라면 사는 것이 좋다.’

김경철 경제부장 k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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