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천천히 가니까 사고도 안 나겠네요.”
15일 서울 영등포구 당중초등학교 앞. 표대영(12ㆍ6학년) 군이 지나가는 차를 가리키며 웃었다. “보세요. 표지판이 커져서 운전하는 아저씨들이 여기가 학교 앞인 걸 알잖아요.”
표 군의 말처럼 학교 앞엔 노란색 바탕에 큼직한 검은 글씨로‘어린이보호구역’이란 표지판이 서있다. 원안엔 숫자 ‘30(스쿨존 제한속도 30㎞)’이 선명하다. 전에 있던 표지판보다 두 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등하굣길엔 점멸등도 작동한다.
아이들만 기쁜 게 아니다. 학교 앞에서 가게를 하는 이연안(54) 씨는 “전엔 표지판이 있었는지도 잘 몰랐다. 사고가 날뻔한 위험한 광경을 몇 차례 봤는데 새 표지판은 시원스레 눈에 잘 띈다”고 말했다.
운전자 강모(42) 씨는 “눈에 확 들어와 자연스레 속도를 줄이게 됐다”면서 “이왕 하는 김에 설치위치에 신경을 쓰고 여름엔 나뭇잎에 안 가리게 잘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잘 보이지 않던 스쿨존 안내 표지판이 커진 이유가 있다. 경찰청이 지난 주부터 어린이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초등학교 앞에 기존 표지판 대신 크기가 확대된 스쿨존 표지판을 설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당중초등학교를 비롯해 영등포구 오봉, 동대문구 안평, 강동구 성내, 송파구 거여 등 5개 초등학교 앞에 시범적으로 설치 운영하고 있다.
새 표지판은 가로 90㎝×세로 130㎝에 운전자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상하로 지름 35.5㎝짜리 황색 경고점멸등 2개가 달려있다. 이전엔 점멸등 없이 한 변이 60cm인 오각형 형태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7월말까지 시범운영하고 효과가 좋으면 전국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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