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게임쇼인 E3가 12일(현지시각) 막을 내렸다. 한국공동관을 운영했던 지스타조직위원회, 서울산업통상진흥원, 한국게임산업개발원,KOTRA 등은 이번 E3에서 200억원의 수출 효과와 함께 게임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며 자축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하지만 외국 기업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아 개운찮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11일 저녁 KOTRA 등은 윌셔 그랜드 호텔에서 외국 기업들을 초청, 한국 게임업체들과의 만남의 자리를 주선했다. 하지만 행사에 참석했던 세계적인 게임 개발업체와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주최측의 착오로 행사장 입구에서 한 시간 가량 기다려야 했다. 행사장에는 초청 업체들을 위해 따로 배정된 자리도 없어 초청받은 사람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일본의 게임업체 사장은 이 같은 상황을 알고 차를 돌리기도 했다.
행사의 내용도 부실했다는 평가다. 리셉션에 참가한 미국 업체 관계자는“한국기업과 비즈니스하러 왔는데, 지스타(국내최대 게임전시회) 홍보에만 치중해 당황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 대기업들이 완성된 제품을 보여주지도 않고 북미 판권 이야기를 하는데 황당했다”며 “투자할 생각은 없이 이득만 챙기려는 비즈니스마인드를 가진 것 같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게임시장이 커지면서 정부나 대기업이 게임산업에 관심을 갖는 것을 반길 일이다. 그러나 준비없는 행사로 생색만 내려 한다거나 말만 앞서는 것은 게임한국의 신뢰도를 추락시킨다.“정부기관에서 하는 일이 이런데 한국 업체들을 어떻게 믿고 일하겠냐”는 미국업체 관계자의 말을 흘려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산업부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