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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황우석 수사 발표를 보고

입력
2006.05.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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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황우석 박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가 있었다. 아무리 모른 척하려 해도 관심이 가는 사안이다. 생명과학 분야에 종사하는 후배로서 안타까운 마음에 몇 자 적어본다.

황 박사는 학문적으로 뛰어난 연구결과의 발표를 통해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물론이거니와 과학의 발전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를 우리 사회에 보여주었다. 하지만 아무리 잘 사는 집안에도 고민이 있게 마련이듯 황 박사 팀에도 나름대로 문제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황 박사의 연구가 매스컴의 관심을 독점할 때 개인적으로는 적지않게 걱정이 되었다.

● 이젠 사법절차 차분히 지켜봐야

과거 조교 시절 내 은사님들은 학자는 세상으로부터 일정 부분 소외된 사람으로 살아가는 집단이고, 실험실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것은 그 연구결과 뿐임을 강조하셨는데, 이러한 기준에 비추어 볼 때 매스컴의 과다한 관심과 주위의 지나친 기대에 노출된다는 사실이 상당히 걱정스러웠다. 물론 이러한 걱정이 기우이기를 바랬지만.

어떠한 이유도 연구결과 조작이라는 사실 앞에서는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는 것은 몰론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미 황 박사는 오랫동안 몸담았던 학교를 타의에 의해 떠나게 되는 학자로서는 사형선고에 가까운 큰 징계를 받았다.

비록 한 연구원의 연구결과 조작과 연구비의 부적절한 집행에 대한 책임이 주원인이라고 알려졌고 재판과정이 남았지만, 연구과정에서 책임자의 역할은 연구실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는 원칙에 비추어 볼 때 또한 그 결과가 불러왔던 일반 사회 및 학술계의 충격을 감안해 볼 때 우리 사회는 이후 법적 절차의 진행을 겸허하게 바라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당장 우리 사회에서 이 사건을 통한 교훈이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하게 된다면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한 윤리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 사회의 생명과학에 대한 관심이 이번 일로 인해서 결코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젊은 과학자 열정 꺾어선 안돼

우리 사회는 이미 황우석이라는 영웅을 무대 뒤편으로 돌려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이 아픔을 이기기 위해서라도 새로 태어날 영웅을 위해서 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시점이라 생각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 사회의 유능한 과학자들은 그들의 영혼과 육신을 불사르면서 오직 연구에만 열정을 다하고 있다. 그들의 열정이 이번 사태로 인해 큰 영향을 받지 않기만을 바라는 심정이다.

또한 황우석 박사 개인에 대해서는 그분의 열정과 비전에 대해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빨리 매스컴이나 주위의 지나친 관심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어, 그분만의 연구공간으로 다시 돌아갈 분위기를 조성하고픈 것이 존경했던 선배 과학자를 생각하는 후배의 마음이다.

이무열ㆍ중앙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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