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규모 작은 병원일수록 주사처방 많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규모 작은 병원일수록 주사처방 많아

입력
2006.05.16 00:13
0 0

규모가 작은 병원일수록 외래환자에게 주사제 처방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료기관의 주사제 적정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전국 의료기관 2만2,765곳(연간 보험청구 100건 이하 기관은 제외)의 주사제 처방률(경구약으로 대체할 수 없는 필수 주사제 제외)을 조사한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대학병원(수련의 과정을 갖춘 종합전문요양기관)의 경우 주사제 처방률이 3.59%에 그친 반면 종합병원(병상 100개 이상) 9.96%, 병원(병상 30개 이상) 26.27%, 의원 27.91%로 각각 집계돼 대형병원과 달리 중ㆍ소형 병원에 대한 주사제 관리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의료기관의 명단과 각 처방률 현황은 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서 볼 수 있다.

"약보다 효과 빠른 주사제 처방"

의원의 경우 주사제 처방률이 90% 초과하는 곳이 86개소(0.5%)에 달해 남용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경기 성남에 있는 경안의원은 처방률이 100%나 됐고 서울의 고려마취통증의원도 99.24%의 주사제 처방률을 보였다. 이들 의원은 거의 모든 외래 환자에게 주사를 놓은 셈이다. 처방률이 99%를 넘는 한 의원 관계자는 “환자 대부분이 노인들이어서 약보다는 효과가 빠른 주사제를 처방하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대학병원은 전남대병원(1.7%), 경희대 의대 부속병원(2.44%), 연세대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2.47%), 서울아산병원(2.79%) 등으로 의원들에 비해 크게 낮았다. 종합병원의 경우 경기 안양 한성병원(52.83%), 부산 해운대 성심병원(44.58%) 등이 높은 처방률을 보였다.

전체적으로는 2004년 4분기에 비해 대학병원은 주사제 처방률(필수 주사제 포함)이 0.3%포인트 줄었고 종합병원은 0.06%포인트 늘었다. 병원은 2.21%포인트, 의원은 3.2%포인트 각각 줄었다.

외국에서는 적정 주사제 처방률을 미국 5%이하, 영국 1%이하, 호주 2%이하, 스웨덴 1%이하로 정해 놓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기관 처방률과 최대 20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주사제 효과 맹신이 문제

이상용 보건복지부 보험연금정책본부장은 “주사제는 먹는 약에 비해 흡수가 빠른 장점이 있지만 급성쇼크, 혈관염 등 부작용 위험이 커 약을 먹을 수 없거나 응급의 경우 등에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주사효과에 대한 과도한 믿음과 선호의식 때문에 환자들이 주사제 처방을 요구하고 이를 의사들이 거부하지 못해 관행적으로 불필요한 주사제 처방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외래에서 쓰이는 주사제의 종류는 해열ㆍ진통ㆍ소염제가 34%로 가장 많고 항생제 16%, 부신피질호르몬제 9%, 항히스타민 9% 등의 순이다. 이들 주사제는 효과면에서 경구약과 동일하지만 의원들의 경우 찾는 손님들이 대체로 감기환자 등이 많아 반응이 빠르게 나타나는 주사제의 처방률이 꾸준히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주사제 처방에는 의사의 행위료가 포함돼 경구약보다 최고 10배가량 비싸 처방률이 높으면 의료기관 수익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며 “주사를 맞을 경우 감당해야 할 위험성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