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개의 혁신형 디자인 전문회사를 선정,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울 생각입니다.”
15일 임기 3년의 한국디자인진흥원장에 선임된 이일규(56) 전 경기지방 중소기업청장은 진흥원을 세계 최고의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신임 원장은 산업자원부 맨이다. 1978년 상공부 무역정책과에서 공직생활을 시작, 통상산업부 산업디자인과장, 뉴욕주재 상무관 등을 거쳐 2001년부터 중소기업청으로 자리를 옮겨 창업벤처국장 등을 지냈다.
그는 디자인 분야에도 ‘일가견’이 있다. 산자부 초대 디자인진흥과장을 지내며 97년 산업디자인진흥법 제정에 참여했고, 디자인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376쪽자리 ‘디자인 편람’ 책자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 공모가 시작된 이후 줄곧 민간이 맡아온 진흥원장 자리에 공무원 출신이 간 것에 대한 부담감은 적지 않다. 그는 이에 대해 “그 동안 대학교수와 업계 출신 원장 두 분이 차례로 맡아 잘한 부분도 많지만, 행정경험과 조직관리 노하우를 갖춘 사람이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디자인에 대한 개인적 인프라는 누구보다 잘 갖춰져 있다고 자부한다”는 그는 벌써부터 진흥원을 어떻게 운영할 지에 대한 구상에 골몰해 있다. 우선 경영 마인드를 갖춘 최고경영자(CEO)가 되겠다고 밝힌 그는 전체 디자인 관련사업을 지도한다는 공익성을 유지하면서, 자체 수익사업을 적극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세계 유명 디자인대학과 제휴, 기업 CEO의 디자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3개월, 6개월 짜리 교육코스 개발도 생각중이다. 세계적인 자체 디자인 브랜드를 개발해보고 싶다는 의욕도 보였다.
그가 보는 국내 디자인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10년 전에 비해 괄목상대할 정도로 발전했다는 그는 “삼성전자 휴대폰의 경우 97년에는 색채만 보면 50가지 정도 만들 수 있었지만 지금은 200가지 색채를 통해 세련된 제품을 만들어낸다”고 칭찬했다.
그는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선진국의 9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중기청장 재직시절 중소기업과 은행 관계자, 대학교수등과 함께 등산을 하며 더욱 친숙해졌다는 그는 “앞으로도 한달에 한번씩 디자인 업계 사람들과 산을 오르면서 애로사항도 듣고, 세계 디자인 업계의 정상에 오르는 방법도 함께 연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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