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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좌파를 열광케 한 차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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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좌파를 열광케 한 차베스

입력
2006.05.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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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영국 런던 캄덴 카운티 홀. 1,000여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였다. 홀 벽에는 노조와 인권단체, 반핵 단체 등의 깃발이 걸렸다.

차베스 대통령이 예정보다 1시간24분이나 늦게 나타났는데도 연호가 쏟아졌다. 차베스가 연설에서“여러분의 지지와 베네수엘라의 힘으로 미국을 뒤엎겠다”고 하자, 청중들은 발을 구르며“차베스, 떠나지 마세요”라고 함성을 질렀다. 차베스를 초대했던 켄 리빙스턴 런던시장과 제러미 코빈, 타리크 알리 하원의원은 물론 민권변호사인 가레스 피어스 등도 자리를 같이 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라틴아메리카의 정치 집회나 종교모임, 축구경기의 축소판 같았다”며 영국 좌파들이 차베스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영국 좌파들이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는‘반미를 기치로 한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그의 거침없는 주장과 행동 때문이다.

차베스는 “나의 꿈은 사회주의와 평화 및 정의의 실현”이라며 “대량 학살의 전범이자 변태인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 같은 소중한 가치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특히 그는 “영국 정부가 미국과 대항하게 된다면 곧바로 공격의 목표가 될 것”이라며 “과대망상증에 빠진 미국에겐 연인도 곧바로 적이 될 수 있다”고 친미적인 토니 블레어 정부를 경고했다. 또 “미국이 나를 암살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우리 젊은이들이 아름답고 찬란한 (사회주의)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연설을 마쳐 우레와 같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블레어 총리와의 노선갈등으로 탈당한 노동당 좌파인 리빙스턴 런던시장은 “라틴아메리카의 민주주의와 사회진보의 등대”라고, 환경운동가 비앙카 재거는 “남미의 신세대 지도자 가운데 제국주의와 싸우는 선두 주자”고 차베스를 치켜세웠다.

차베스는 개인 자격으로 영국을 방문, 국가 원수 의전도 받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과의 친밀한 관계를 빗대 ‘히틀러의 주 동조자’라고 그가 비난해왔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만나지 않았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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