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13일 이란 핵문제와 관련 “미국이 직접 이란과 대화하라”고 요청했으나 미국은 즉각 거부했다.
유럽연합(EU)_라틴 아메리카 정상회담에 참석 중인 아난 사무총장은 “이란은 유럽 국가들과 협상하더라도 결국 미국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협상에 모든 것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적극 개입을 요구했다.
그는 이어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 노력을 강조한 뒤 “사적으로나 공적으로 미 정부에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금까지 이란과의 직접 대화는 거부한 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EU 국가들이 주도하는 이란과의 대화를 지원하는 형식만 취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 역시 “미국이 전적으로 개입해야만 이란의 안보 우려가 본격적으로 다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은 러시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 핵무기 보유국에 둘러싸여 있으며 이라크는 이란에 화학무기까지 사용했다”며 “이란의 안보 우려는 정당한 만큼 미국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현재 이란의 문제는 이란과 외부 세계 사이의 문제이지 미국과 이란 사이의 문제가 아니다”고 못박았다. 그는 또 “이란 핵과 북한 핵은 역사적 배경과 상황이 전혀 다르다”면서 “이란과는 6자회담 같은 방식으로도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1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8개 개발도상국 정상회의에 참석 “핵 문제에 대해 누구와도 얘기할 용의가 있지만 우리의 머리 위에 폭탄이 탑재된 비행기를 띄우고 있는 나라들과는 대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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