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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비구비 열두고개 쉬엄쉬엄 구경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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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비구비 열두고개 쉬엄쉬엄 구경하소

입력
2006.05.15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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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불 꼬불 고갯길이 관광 자원으로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터널 개통으로 ‘찬밥’ 신세가 돼버린 옛 길이 관광객을 유혹하는 명소로 새롭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충북 보은군은 올해부터 2007년까지 속리산 관문인 말티고개(해발 430㎙)일대를 관광지로 개발하기로 했다. 야생화 단지, 장승 공원, 돌탑, 정자 등 다양한 관람 시설을 하고 옛 그림과 유명 시를 담은 부조벽을 곳곳에 세우기로 했다.

열두구비 고갯길은 테마가 있는 관광도로로 거듭난다. 화려한 연꽃등과 청사초롱등이 밤의 조형미를 살리고, 전 구간 방송 시설에서 물 새 바람 등 자연의 소리가 항상 울려퍼지게 된다.

소나무 주제공원도 생겨 정이품송 정부인송 보은백송 금송 등 보은이 자랑하는 소나무의 후계목들이 전시된다.

보은군이 험난하기만 한 고개를 관광 명소로 새롭게 단장하려는 이유는 터널 때문이다.

속리산 준령을 잇는 말티고개는 ‘속세와 선의 세계를 가르는 분수령’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전국에서 가장 험준한 고개다.

경사가 가파르고 굴곡도 심해 1.5㎞가량의 고개를 차로 넘는데 10분이 넘게 걸린다. 1960년대 왕복 2차선으로 포장한 뒤 별다른 정비가 없던 이곳에 다음달 초 속리터널(길이 1,198㎙)이 개통된다. 터널이 뚫리면 고갯길은 사람들의 왕래가 줄면서 한적하고 쓸쓸해질 것이라고 주변에서 우려하고 있다.

보은군관광사업시설단 송동근씨는 “경관이 수려하고 수많은 전설과 설화가 깃든 말티고개가 터널 개통이후 자칫 사장될 수도 있다는 지역 여론에 따라 명소화 사업을 서두르게 됐다”고 밝혔다.

대중가요 ‘울고넘는 박달재’로 이름난 충북 제천시 백운면 박달재(해발 453㎙)는 지난해부터 관광지 개발이 한창이다.

제천시는 정상 부근 1만여평에 박달도령과 금봉낭자의 애틋한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형상화한 나무조각 공원을 만들고 있다.

물레방아 폭포 주막 휴게소 사당도 짓고 있다. 내년에는 전통문화 체험공간, 상징 조형물, 가요사박물관도 조성하고 박달재 4.5㎞전 구간을 생태형 탐방코스로 가꿀 계획이다.

산짐승과 도적이 많아 새색시가 한번 시집가면 다시 돌아오기 어렵다고 해서 ‘울고넘는 고개’로 불린 박달재는 충주와 제천을 잇는 유일한 길목이었다. 정상은 험한 고갯길을 쉬어가려는 사람들로 늘 북적거렸다. 그러나 국도 확장 공사로 2001년 왕복 4차선 터널이 개통된 이후 인적이 뚝 끊겼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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