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5년, 당뇨병 투혼 10년의 박부원(41ㆍ링스골프)이 생애 첫 승을 올려 인간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박부원은 14일 경기 여주의 솔모로골프장(파71ㆍ6,757야드)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메리츠솔모로오픈 4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로 2위 김형태(이동수패션)를 5타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1992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99년 SK텔레콤오픈에서 준우승 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던 박부원은 그 동안의 무관 설움을 털고 늦깎이 우승을 맛봤다.
특히 박부원은 10년 전부터 앓아온 당뇨 때문에 훈련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2년 전부터는 인슐린 주입기를 허리춤에 차고 대회를 치르는 힘겨운 사투 끝에 거둔 값진 우승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선두 김대섭(25ㆍSK텔레콤)에 2타 뒤진 공동 3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박부원의 대역전승이었다. 박부원은 전반에 3타를 줄인 반면 김대섭은 오히려 3타를 잃어 4타차로 역전되면서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
박부원은 후반 들어 파 세이브로 안정된 경기운영을 펼쳤지만 김대섭은 14번홀(파4) 더블보기, 마지막 18번홀(파3)에서는 티샷한 볼이 그린을 넘어 OB경계선 안으로 들어가면서 트리플보기로 자멸하고 말았다.
이날 버디 1개에 트리플보기 1개, 더블보기 2개, 보기 2개를 묶어 8오버파로 부진했던 김대섭은 설상가상으로 18번홀의 트리플보기를 더블보기로 잘못 적는 스코어카드 오기로 최종 실격 처리됐다.
박부원은 “그 동안 우승은 나하고 상관이 없는 줄 알았다”면서 “매번 2라운드까지는 좋은 성적을 냈지만 당뇨로 항상 3, 4라운드의 막판 3~4개홀을 남겨두고는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좋은 결과로 이어 가지 못했다. 인슐린 주입기의 도움으로 우승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