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여름 방학이 아직 2달이나 남았는데 웬 캠프냐’고 반문할 학부모도 있겠지만 이왕 아이들에게 새로운 체험을 안겨줄 마음을 먹었다면 지금부터 찬찬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적지 않은 비용 문제에서부터 다양한 테마로 펼쳐지는 캠프 중 어떤 걸 택해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주관 단체는 항공권 등 교통과 숙소 예약 문제로 접수를 일찌감치 마감하는 편이다.
일단 자녀에게 캠프의 세계를 맛보게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어느 캠프를 보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부모를 떠나 있는 동안 적응은 잘 할지, 각종 안전 사고의 위협으로부터 떨어져 있는지, 참가비용을 성큼 지불해 놓고 나중에 후회하지는 않을지, 믿을 수 있는 주관단체인지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캠프의 옥석을 가리려면
국제청소년문화협회 캠프나라 김병진 팀장은 “경제적 부담 뿐 아니라 자녀의 귀중한 학습 시간을 대신하는 만큼 꼼꼼한 정보 수집은 필수”라며 “캠프 주관 단체의 전문성이 후회없는 선택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단 중요한 부분은 주관 단체가 얼마나 많은 오랜 기간 동안 그 캠프를 추진해 왔는지, 또 성과는 어땠고 문제점은 없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점이다. 직접 해당 단체를 방문하는 것 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그러나 직접 방문이 어렵다면 최소한 홈페이지라도 방문해 보자. 언제 설립됐는지도 모르는 회사, 실행 성과가 나타나 있지 않은 회사, 홈페이지가 부실한 회사, 웹 게시판에 불만의 글들이 도배를 하는 회사라면 일단 피하는 게 상책이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단체 사업자 번호를 따로 적어 놓은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이는 대부분 홈페이지 하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업자 등록도 하지 않고 캠프를 운영하는 단체가 10% 정도에 이른다니 제대로 살펴봐야 한다. 참가비 환불, 보험 가입 여부 등도 미리 짚고 넘어가야 한다.
아이 관심은 어디에?
아무리 좋은 음식도 먹는 사람이 싫다면 소용이 없는 법이다. 캠프를 보내기로 생각했다면 우선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평소에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성격과 적성은 어떻고 관심 있어 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만약 이를 모두 무시한다면 돈은 돈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낭비하는 꼴이 될 것이다. 자신감과 독립심을 키우겠다고 보낸 캠프 생활 동안 오히려 자녀가 위축되고 다른 참가자들과 어울리지 못한다면 역효과만 일어나게 된다. 특히 영어나 과학 같은 학습 캠프의 경우 반드시 자녀에게 참가 의사를 물어 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어떤 캠프로 갈까
가급적 처음 가보는 캠프에 한 번 보내 보자. 예전에 갔던 캠프를 다시 찾는다면, 익숙하기야 하겠지만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를 잃게 된다. 자녀들도 지난번 갔던 캠프보다는 새로운 캠프에 더 흥미를 가질 것이다. 한창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직접 체험을 통해 소중한 경험을 쌓아가게 해주는 것도 부모의 몫이다.
많은 캠프 중에 하나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흔히 알려진 것만 해도 국내ㆍ해외 영어캠프, 자연 탐험 캠프, 과학 캠프, 예절과 인성 캠프, 경제 캠프 등이 있다. 하지만 여름엔 여름이라는 계절적 배경이 강조된 이색 캠프에 더 관심을 가져 봄이 어떨지. 머리 대신 마음을 채우고 육체와 정신을 튼튼하게 하고 싶다면 병영 캠프나 다이어트캠프, 그리고 극기 캠프, 국토 순례 캠프 등도 고려해 볼 만하다.
‘학교밖 교실’ 잘 활용해보자
‘형제 없는 아이’들이 많아지며 인성과 예절 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사교성이나 리더십이 부족한 아이라면 다양한 인성캠프가 좋은 교육의 장이 된다. 최근 인기 상한가인 인성, 리더십, 예절, 성(性)을 주제로 한 캠프로 눈을 돌려 보자. 일반적인 교과 과정으로는 배우기 어려운 것들을 직간접 체험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아이의 체격은 좋아지고 체력은 약해지는 추세 속에서 해병대 캠프에 대한 관심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해병대 병영 체험 캠프’는 3박 4일간 제식훈련, 담력훈련, 해상훈련, 암벽등반 등으로 이뤄진 훈련을 통해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예절 교육도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지리산 청학동을 중심으로 시작된 ‘예절과 효 캠프’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참가자가 약 5만 명에 이르고 있다. 명심보감, 사자소학 등 기본적인 한문서와 소양교육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도움말=캠프나라(www.camp.or.kr)
박원기 기자 o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