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에 집값 하락 조짐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주택거래신고지역내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감소하는가 하면 4,000만~5,000만원 가량 떨어진 강남 재건축 단지의 급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14일 건설교통부와 국민은행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 등 강남권 4개 자치구의 주택거래신고 건수는 1,543건으로, 3월(2,619건)에 비해 41.1%나 급감, 거래 위축이 두드러졌다. 올 1월 527건이 거래된 이후 다소 회복세를 보였던 강남구의 경우 4월에 478건이 거래되는데 그쳤다. 이는 876건이 거래됐던 3월보다 45.4% 줄어들었다.
서울 1,340개 등 수도권 2,265개 아파트 단지 주변의 부동산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시장동향을 묻는 조사에서는 매도세가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설문 결과, 거래량이 한산해졌다는 답변은 3월 20일 70.1%에서 5월 8일 81.1%로 높아졌다. 이 같은 현상을 놓고 일각에서는 올해 초 호가급등과 비수기 영향으로 보고 있지만 건교부는 집값 안정의 기대심리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주택 거래량이 줄면 일정 기간을 거쳐 집값 하락이 본격화한다”고 분석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이 국회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진 이후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34평형 급매물이 11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현재 34평형 시세가 11억4,000만~11억5,0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4,000만~5,000만원 가량 낮은 가격에 거래된 셈이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급매물이 많지는 않지만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양도세와 관련한 문의가 이전보다 많이 늘어난 것을 보면 규제 대책을 피부로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재건축 규제도 받지 않는데다 보유세 강화에 따른 세금폭탄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는 일반 아파트가 30평형대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현대아파트 31평형은 지난달말에 비해 1억5,000만원 가량 오른 13억원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개포동 우성아파트 31평형도 1억원 가량 올라 15억원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이는 실수요자 중심의 매수세가 시장을 꾸준히 지탱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혁 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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