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에서 수학적 법칙을 발견해낸 한국의 예비과학도들이 세계 최대 규모의 과학경진대회에서 입상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12일 폐막한 ‘인텔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 동물학 부문 팀별 경쟁에서 3위에 입상한 민족사관고 이두영(17ㆍ사진 오른쪽), 박길영(17ㆍ왼쪽)군.
이들이 거미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강원 횡성에 위치한 학교를 다니면서 주변에서 쉽게 거미줄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 “공부가 지겨울 때마다 거미줄을 들여다보곤 했다”는 이들은 허술한 듯하지만 비바람이 불어도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는 거미줄의 견고성에 매료돼 2년 전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거미가 본능에 따라 치는 거미줄에도 숨겨진 규칙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 이들은 수천 장의 거미줄 사진을 찍고, 거미줄을 통째로 채취해 코팅해가며 숨은 법칙 찾기에 나섰다. 경기 남양주의 거미연구소를 찾아가 지난해 여름방학 때는 인턴 생활도 했다.
틈날 때마다 설악산, 지리산을 오가며 거미줄 사진을 찍다가 거미에게 물린 것도 부지기수다. 이들은 수천번의 시행착오 끝에 방사형 거미줄을 함수로 나타내는데 성공했고, 이 법칙을 활용해 어떤 무늬보다도 힘을 잘 분산시키는 거미줄 디자인을 건축물 구조나 안전매트 등에도 응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가지고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두 청년 다 생물학자가 꿈이다. 이들은 “워낙 뛰어난 팀들이 많이 참가해 당초에 상은 기대도 하지 않았다”고 겸손해하며 “부상으로 받은 상금은 학교 도서관에 기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디애나폴리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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