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수도 라고스 외곽에서 12일 오전(현지시간) 송유관이 폭발해 최대 200명까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이 현지 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사고는 라고스에서 동쪽으로 45㎞ 떨어진 해변마을 일라도에서 발생했으며 폭발한 송유관은 국영 석유회사 NNPC 소유로 알려졌다.
이 지역에서 활동 중인 국제적십자사의 아비오던 오레비이는 “절도범들이 송유관에 구멍을 내고 석유를 빼내는 순간 폭발이 일어났으며 주변에 있던 500개 통으로 불길이 옮겨갔다”며 “불 탄 시신들이 주변 호수와 강에 널려 있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산유국(세계 4위)이지만 1인당 국민총생산(GDP)이 900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가난하다.
특히 주요 유전이 모여 있는 남부 니제강 삼각주 유역에서 송유관 관련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2003년 이후로 수 백명이 숨졌다. 1998년 12월에는 송유관 화재로 1,00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들 사고는 기름을 훔쳐 연료로 쓰거나 암 시장에 팔려는 주민들이 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기름을 훔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이 같은‘송유관 도둑질’이 화재와 폭발 위험이 있다며 적발되면 현장에서 사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으나 사고가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게다가 북부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이슬람교 집권세력에 대해 니제-델타 민병대로 대표되는 이 지역 기독교 반군들이 유전지대 개발로 얻는 이익과 자치권을 달라며 서방 메이저 석유회사들이 운영하는 송유관을 공격하는 일도 자주 일어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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