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적의 재일동포가 북한으로부터 수백㎏의 히로뽕을 일본에 밀수한 혐의로 12일 체포됐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우씨는 북한산 히로뽕을 밀수ㆍ판매하기 위해 국적도 북한에서 한국으로 바꿨다.
일본 경시청은 이날 한국 국적 우시윤(禹時允ㆍ59)씨와 폭력단 두목 미야다 가쓰히코(宮田克彦ㆍ58)씨를 각성제단속법 위반 혐의로 체포하고, 낚싯배 임대업자 곤다 오사무(權田修ㆍ54)씨에 대해서도 체포장을 발부받았다.
일본 경찰은 또 밀수에 이용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 화물선 ‘두루봉 1호’와 일본 폭력단 사무실을 압수 수색했다. 우씨는 2004년 8월 도난차를 북한에 수출한 혐의로 후쿠오카(福岡)지방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 벌금 50만엔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우씨 등은 그러나 경찰에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씨 등은 지난 2002년 두루봉 1호를 통해 히로뽕 수백㎏을 전달 받은 혐의다. 우씨 등은 두루봉 1호가 북한에서 가져 온 히로뽕을 시마네(島根)현 앞바다에 떨어뜨리면, 낚싯배를 이용해 회수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찰은 2002년 11월 돗토리(取鳥)현 해안에서 발견된 히로뽕 200㎏도 우씨 일당이 밀수하려던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일본 경찰은 우씨가 북한 히로뽕의 일본 반입에 열쇠를 쥔 인물이라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 경찰은 2001년 12월 22일 가고시마(鹿兒島)현 아마미오시마(菴美大島) 앞 동중국해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의 총격전 끝에 침몰한 북한 공작선 사건을 계기로 북한산 마약 밀수를 집요하게 추적해왔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인양한 괴선박에서 발견된 대전차 로켓포와 히로뽕 가루 등을 근거로 이를 북한 공작선으로 결론지었다.
일본 경찰은 당시 공작선에서 발견된 휴대전화의 소유자와 통화자를 추적하는 등 그 동안 치밀한 수사를 펼친 끝에 우씨 등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낮 돗토리현 사카이(境)항에 입항한 300톤급 화물선 두루봉 1호는 2002년께부터 매월 1회 정도 일본에 들어와 북한의 해산물 등을 내리고 일제 중고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을 싣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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