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보수 색채의 폭스뉴스 앵커에서 백악관 대변인으로 변신한 토니 스노(50)가 취임하자마자 날을 세우며 언론 군기잡기에 나섰다.
출입 기자들과 사사건건 부딪쳤던 전임 대변인 스콧 매클렐런으로부터 8일 공식 업무를 인계받은 스노는 10일 일부 언론 보도를 일일이 반박, 백악관과 언론과의 관계가 앞으로도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이날 CBS 뉴스에 이메일을 보내 “귀사는 의료보장 처방전 약품 취급범위가 노인 800만명에게만 해당된다고 보도했지만 실제 해당 범위는 3,700만명에 달한다”고 반박했다. 사실(fact)이 다르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백악관은 2004년 대선 과정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군 경력에 대한 오보로 CBS와 줄곧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스노는 또 뉴욕 타임스에도 이메일을 보내 “지금 미국이 경제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귀사는 계속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USA 투데이에 대해서는 “미국의 의료보장 내용을 왜곡하고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두 언론사에 대해서는 보도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함 셈이다.
스노의 이 같은 태도는 부시 대통령과 정부 정책에 대한 부적절한 기사가 보도돼 국민들에게 왜곡된 정보가 전달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발탁 배경에서 드러났듯 비교적 균형있는 시각으로 백악관과 출입기자단과의 긴장 관계를 풀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점에선 의외라는 분석도 따른다. 더욱이 “백악관 출입기자까지 했던 스노가 대언론 관계에서 더욱 공격적”이라는 평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스노가 개별 언론과 접촉을 강화하며 대 언론 강온정책을 병행할 것이라는 게 언론들의 분석이다. 스노 대변인은 기자 출신답게 기자들이 정보에 많이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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