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을 이끌고 선배들을 돕는 다리가 되겠다."
2002한ㆍ일 월드컵 4강 신화 재현을 이끌 박지성(25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쌓은 경험으로 한국 축구 대표팀을 더욱 강하게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프리미어리그 진출 첫 시즌에 당당히 주전 자리를 꿰차는 성과를 거두고 12일 귀국한 박지성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삼성동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독일월드컵에 대한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붉은 색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박지성은 차분하지만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말투로 질문에 답했다.
박지성은 4년 전과 지금의 자신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2002년에는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선배들이 이끄는 대로 따라갔지만, 지난 4년간 유럽리그에서 뛰면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는 것.
박지성은 "유럽 축구의 특징과 환경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동료들을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면서 "후배들을 이끌고 선배들을 도와주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해서 대표팀을 더욱 강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포지션에 대해서도 "어떤 자리에서든 맡은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디든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연하다"고 힘주어 말하면서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칠 토고전이 가장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남은 기간 동안 조직력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독일월드컵의 결과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2년 대표팀에 비해 나이 어린 선수들이 많지만 개인의 기량이 뛰어나고, 자신감이나 큰 대회 경험은 좋기 때문에 얼마나 손발을 잘 맞추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신에게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G조 상대국들의 집중 견제에 대해서는 "축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팀이 얼마나 다양한 공격을 하고 견고한 수비를 하느냐가 승부를 결정할 것이고, 나는 대표팀이 좀 더 강해지도록 힘을 보탤 뿐이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함께 손발을 맞출 후배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프랑스 스위스 토고 모두 원정경기이기는 마찬가지고, 기량 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심적 부담을 떨치고 자신감을 갖는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 "유럽 잔디는 물기가 많고 푹신하다"는 조언을 곁들였다.
한편 '반지의 제왕' 안정환(30ㆍ뒤스부르크)은 13일(한국시간) FSV 마인츠와의 분데스리가 최종전에 출전하려던 스케줄을 바꿔 12일 전격 귀국했다.
김지원 기자 eddi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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