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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 광역단체장 후보 동행 취재] <4>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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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 광역단체장 후보 동행 취재] <4> 김종철

입력
2006.05.13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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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지켜본 그는 웃음이 많았다. 만 35세 청년의 열정과 패기가 담긴 웃음이었다. 그러나 그만큼의 고민과 걱정도 묻어나고 있었다. 지지율 3~5%대에 머물고 있는 소수 진보정당의 후보라는 현실 때문이다.

민주노동당 김종철 후보는 11일에도 어김없이 새벽 별을 보고 용산 자택을 나섰다. 아침 7시30분 KBS뉴스광장 인터뷰 출연을 마친 김 후보는 김밥으로 아침을 때웠다. 그는 “후보로 나선 이후 장이 안 좋아졌다”며 웃은 뒤 “화장실에 갔다 와야겠다”고 종종 걸음을 쳤다.

당사 후보 사무실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그는 ‘홀트아동복지회’로 향했다. 입양의 날을 맞아 잡은 일정이었다. 중고 승합차 안에서 그의 신경을 긁어 보았다. “솔직히 당선은 불가능하지 않나. 선거가 어떤 의미인가.” 김 후보의 얼굴에 힘이 들어갔다. “당선 된다는 신념으로 뛰고 있다. 혹 안되더라도 우리가 직접 하자면 시간이 걸리는 우리의 주장을 힘 있는 세력이 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사회를 조금씩 앞당겨 바꿔 나가는 것이다.”

오전 10시 홀트아동복지회. 김 후보는 “부모에게 버려지는 아이가 연간 1만명에 달한다”는 관계자의 설명에 안타까워 했고, 입양을 기다리는 갓난 아이를 안아보며 “정말 복지서울을 만들어야 겠다”고 말했다. 자원봉사를 나온 여대생들에게는 “정말 훌륭하시다”는 말을 연신 반복했다. 겉치레가 아닌, 서민 후보의 말로 들렸다.

당 공동선대위 출범식장에서 김 후보는 당 소속 서울 구청장 후보들과 사진 촬영을 한 뒤 “저 사람들에게 미안한 생각”이라고 털어놓았다. 김 후보는 “내가 좀 떠 줘야 다른 후보들도 힘이 날 텐데 그게 안돼 미안하다”며 “내가 아닌 노회찬 의원이 나왔으면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고 했다. 당 지지율(10%대)에 못 미치는 자신의 지지율에 대한 자성이었다. 하지만 그는 “뚜벅뚜벅 가다 보면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은 있다”고 이내 추스렸다.

오후 1시쯤 여의도 후보 사무실로 돌아온 그는 이때부터 하루종일 이날 저녁 있었던 TV토론 준비에 매달렸다. 그러면서 “현안을 서민의 말로 전달하는데 신경을 쓴다”는 노하우도 설명했다. 치밀한 준비 덕에 ‘토론 잘하는 김종철’이라는 평을 듣는다.

김 후보는 이날 토론 후 자체 평가를 마치고 자정을 훌쩍 넘겨 귀가했다. 집으로 향하는 그의 뒷모습에서 “진보정당이 힘을 갖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며 “하지만 그때를 대비해 실력을 쌓아야 한다”는 말이 오버랩됐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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