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까지 가짜가 등장했다. 경찰이 파악한 가짜 생수 판매업소만 전국적으로 3,000여개에 달한다. 가짜 양주를 제조해 팔다 적발된 사례는 여러 번 있지만 이처럼 먹는 물의 대규모 위조실태가 드러나기는 처음이다.
서울경찰청 형사과는 12일 가짜 상표를 부착한 소형(500㎖) 플라스틱 생수통을 만들어 유통시킨 혐의(상표법 위반 등)로 장모(40)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장씨에게서 구입한 용기에 정수기 물을 넣는 방법으로 가짜 생수를 만들어 판매한 혐의(먹는물 관리법 위반)로 A유흥주점 사장 정모(49)씨와 B호텔 대표 김모(6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 가짜 생수를 구입해 업소용으로 사용한 유흥주점 술집 노래방 등 업소 주인 2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장씨는 2003년 1월부터 최근까지 유명 생수 제품을 모방한 가짜 상표 120만장을 생수통에 부착, 전국 유흥업소 식당 호텔 노래방 등 2,951개 업소에 판매해 2억3,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유흥주점 사장 정씨는 마개 1만5,000여개를 개당 16원에 구입해 가짜 생수를 제조한 뒤 1병에 5,000원씩 판매해 7,900만원의 이익을 남긴 혐의를 받고 있다. 생수통을 산 곳 가운데는 강남 일대 유명 유흥주점과 호텔 등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일부 호텔에서는 지하실에 별도의 작업공간을 두고 직접 가짜 생수를 제조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한 가짜 생수의 세균 검출량이 기준치의 5배가 넘는 것도 있었다"며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가짜 생수병에는 진짜 생수병과 달리 뚜껑에 '부담금'과 '납입증명'이라고 쓰인 환경부담금 납부필증과 유통기한 표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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