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그룹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2일 현대차 그룹에 부지를 매각하고 그 대가로 3억원을 받은 정대근(62) 농협중앙회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 수감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회장은 2005년 11월 농협중앙회 소유의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 부지 285평을 현대차에 66억2,000만원에 팔고 같은 해 12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을 만나 3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현대차가 양재동 사옥을 쌍둥이 빌딩으로 증축하기 위해 이 땅을 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김동진 부회장에게서 가방을 건네 받은 사실은 맞지만 내용물과 액수를 확인하거나 사용하지 않고 지인을 통해 그대로 돌려줬으며 부지 매각은 농협중앙회장 직무와 무관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이상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 됐고 가방을 반환했다는 지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으며 사안이 중대해 도주 우려도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검찰도 “정 회장이 현대차에 돈가방을 돌려준 시기는 김 부회장이 긴급 체포된 직후인 지난달 말이었다”고 밝혔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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