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디트로이트는 없다.’
뉴욕타임스는 11일 도요타, 닛산, 현대자동차 등 아시아계 자동차 회사들이 포드, GM,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와의 경쟁에서 앞서면서 미국 자동차 산업의 본거지이자 자존심인 디트로이트에 거세게 불고 있는 아시아 바람을 소개했다.
5년 전만 해도 디트로이트를 포함해 미시건 주에서 팔리는 자동차 중 90.8%가 미국산이었지만 그 비율이 88.3%로 떨어졌다. 반면 아시아계 회사들은 기존 연구개발(R&D)센터 확장과 함께 위기에 놓인 ‘빅3’와 미시건대 등이 배출한 고급 인재 확보에 열심이다.
도요타는 몇 년 안에 앤 아버 R&D 센터 부지를 두 배로 하고 기술자 수를 600명에서 1,000명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파밍턴 힐즈에 위치한 닛산 북미 R&D센터는 지난 5년 동안 매년 신규 기술자 100명을 추가해 현재 규모(1,100명)가 두 배 증가했다. 현대차도 현재 140명인 기술 인력을 내년까지 400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디트로이트와 주변 4개 카운티에 살고 있는 아시아계 인구도 지난 15년 동안 두 배 이상 늘어 12만 명에 이르고 있다. 백인 학생이 대부분이던 안 아르보르 공립학교는 40%가 아시아계 학생들로 바뀌었다.
식품 전문 대형매장은 별도 섹션을 만들어 일본에서 음료와 간장 등을 수입, 진열하기 시작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새로 고급 주택을 사는 사람 중 90%는 일본인”이라고 말했다.
포드 공장 노조는 아시아계 회사 자동차는 공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하라는 푯말을 걸어 반 아시아 정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등 일부 원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찮다.
시 관계자는 “디트로이트 사람들은 토종 자동차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다”며 “전 세계를 휘어잡던 토종 자동차 회사의 본거지가 아시아계 회사의 앞마당이 되고 있는 현실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아시아계 회사들이 공장을 세우고 일 자리를 주는 것은 결국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며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우리만 손해”라고 당부했다.
제니퍼 글랜홀름 주지사는 도요타가 미국 동북부 지역에 지을 현지 생산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일본을 여러 차례 들리며 공을 들이고 있을 정도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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