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교육자 대상/ 사랑·열정·헌신…선생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교육자 대상/ 사랑·열정·헌신…선생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입력
2006.05.12 00:05
0 0

서울 신남초등학교(양천구 신월동) 3학년 1반 학생들은 최근 생생한 공부 맛을 보았다. 담임 이명숙(57) 교사가 나눠 준 자료 덕분이다. 이 교사는 ‘살아있는 비너스’로 불리는 구족화가 앨리슨 래퍼의 인간승리 스토리가 담긴 신문기사를 복사해 27명의 제자들에게 일일이 돌렸다. 어릴때부터 사회의 주요 이슈를 접하게 해 판단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서울교대를 졸업한 1970년 2월 처음 교단에 서 올해로 37년째 교편을 잡고 있는 이 교사는 놀랍게도 평교사다. 승진을 스스로 거부했다. 확고한 소신과 나름의 교육철학 때문이다. 그는 “많은 교육자들의 꿈이자 욕망인 승진을 위해서는 점수 관리를 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학급경영이나 학습지도에 자연 소홀해질 수 밖에 없다”는 말로 평교사로 남은 이유를 설명했다.

교장 교감을 좇지 않는 대신 그는 철저히 한우물을 팠다. 아이들의 전인적 성장과 현장 교육에 혼을 쏟았다.

그의 짧지 않은 평교사 역정은 동시에 참 사도의 길이기도 했다. 새 학년 첫날인 3월2일에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공약’을 한다. 이른바 ‘3ㆍ2선언’이다. ▦절대로 결근하지 않는다 ▦1일 1편의 동화를 들려준다 ▦학생을 차별하거나 편애하지 않는다 ▦학습과제나 일기를 반드시 확인 점검한다 등 7가지 약속은 그를 학생과 함께 호흡하면서 ‘인성 교육의 대가’로 만든 원동력이었다.

시집을 2권 낸 시인이기도 한 그는 다양한 독서 및 일기쓰기 지도에도 정평이 나 있다. 직접 개발한 독서 프로그램은 효과 만점이다.

5단계의 경청 훈련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듣기 독서를 비롯해 이야기 독서, 그림독서, 독서그림 퍼즐 맞추기, 독서 릴레이 등은 아이들을 ‘독서 매니아’로 만드는 데 손색이 없다. 학년말에는 학생들의 글을 모아 문집도 낸다. 이런 식으로 지금까지 발행한 25권의 문집이 그의 손에 들려 있다.

그는 학습 환경 조성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다. “어린이는 학습 분위기나 생활 환경의 지배를 받으면서 잠재적 학습을 하게 된다”는 신념 때문이다. 점심시간이나 노는 시간에 자신이 먼저 독서를 하거나 매일 수업 전 학생들과 인근 야산에 올라 40분 정도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 학생은 “선생님과 등산을 하면서 고민을 이야기하면 기분이 금새 좋아진다”고 귀띔했다.

그는 2가지 닉네임이 있다. 가장 먼저 출근하고 학내외 궂은 일을 도맡는 억척스러움으로 ‘원더우먼’으로 불린다. ‘칠면조 선생님’이라는 말도 듣는다. 교사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같은 옷을 입는 날이 거의 없고, 늘 밝은 표정이지만 학생들이 잘못하면 눈물이 날 정도로 호되게 나무라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퇴임때까지 평교사의 길을 걷겠다고 했다. 한국교육자대상 수상은 “학생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겸손해 했다. “초등학생에게는 지식보다는 인성ㆍ감성교육이 우선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목표는 변함이 없을 겁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 심사경위·소감/ 참교육자들의 발자취에 감동

제25회 한국교육자대상 후보자로 추천된 분은 74명으로 약 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이분들은 16개 시ㆍ도교육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 혹은 일선학교 교장선생님과 교사, 한국일보 지국장 등의 추천과정을 통하여 이미 지역사회의 검증을 거친 분이었습니다.

심사위원회는 교육계 중진, 학자, 언론인 등 6명으로 구성했으며, 지난 3월 23일 제1차 회의에서 심사기준 및 심사방법을 토론하여 그 내용을 확정하였습니다. 우리 심사위원은 3월 24일부터 4월 13일까지 각각 후보자의 서류를 세세히 검토한 후 4월 18일 제2차 회의에서 대상 및 스승의 상 수상후보자 열 다섯 분을 선정하였습니다.

이어 한국일보 기자들이 수상후보자의 전-현 근무지를 방문하여 동료교사, 주변 사람, 교육청 관계자 등으로부터 그분들의 인품, 신망, 공적내용 등을 확인하였고, 심사위원들은 5월 4일 그 자료를 바탕으로 대상 수상자 1명과 스승의 상 수상자 13명을 최종적으로 확정하였습니다.

후보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발자취가 하나같이 뛰어나 우리 심사위원들은 수상자를 선정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으며, 훌륭하신 선생님들 모두에게 상을 드리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김문환 심사위원장

■ 이춘혜(서울성북교육청 초등교육과장)

교사와 학부모를 팀으로 엮어 아름다운 학교 공동체를 실현하고자 노력했다. 혁신을 통해 학교를 정서 함양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려 했고, 문화 교육 시설이 부족한 주변 여건에 맞춤식 프로그램을 적용해 공교육의 실효성을 높였다.

■ 황오연(서울 알로이시오 초등학교 교장)

알로이시오 초등학교에서 지금까지 25년 동안 부모 없는 아이들을 위해 ‘선생님’과 ‘아버지’ 역할을 동시에 해 왔다. 열악한 교육 환경을 극복하고 학습 뿐 아니라 인성ㆍ진로ㆍ예절 교육에 헌신해 학교 건학 이념인 ‘사랑과 자립 교육’의 초석을 다져왔다.

■ 윤기현(부산 망미초등학교 교장)

각 교원단체의 회원ㆍ비회원을 감싸 안아 화합을 모색하고 학교 문화 혁신에 앞장서 정도(正道)를 걷는 교사라는 평을 얻었다. 교직 생활 39년 동안 교원들의 권익 보호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 왔다.

■ 허회숙(인천교육연수원 원장)

학교장과 교육행정직으로 근무해 온 9년 간 조직 발전과 역량 강화를 위해 혁신적 리더십을 발휘했다. 총 35년 간의 교직 생활 동안 학생들을 ‘학력과 인성의 조화를 이룬 성숙한 인간’으로 키우기 위해 상담 활동과 인성 교육에도 주력해 왔다.

■ 남도식(광주 평동초등학교 교사)

남도식(광주 평동초등학교 교사) 과학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 과학 탐구반을 운영하고 전문교재를 개발하는 등 어린이 과학 교육에 이바지한 공헌이 뚜렷하다. 현장 연구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여러 차례 거뒀을 뿐 아니라 선행ㆍ효행을 지도하는 등 참된 어린이 육성에 공헌했다.

■ 김명철(광주 풍암초등학교 교사)

김명철(광주 풍암초등학교 교사) 우수 교사ㆍ우수 논문 분야에서 무려 6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상을 받았다. 몸소 효도를 실천해 효행상을 받기도 했으며 특히 과학교육과 청소년 단체 지도, 영재 교육과 인성 교육을 선도해 올해의 과학교사상과 모범공무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봉병탁(광주 서강고등학교 교사)

봉병탁(광주 서강고등학교 교사) 교내 환경반을 조직해 환경 교육에 솔선수범했으며 중등 과학실험 연수강사, 동아리 지도교사, 장학자료 집필위원으로 참여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정보통신(ICT) 활용 연수강사로도 활동해 ICT 교육 발전에 공헌했다.

■ 홍정숙(경기성남교육청 교육장)

홍정숙(경기성남교육청 교육장) 교육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전입교사 인사예고제’를 통해 인사의 투명성을 높였고, 해외 유학에서 돌아온 학생을 영어 도우미로 삼아 외국어 수업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했다.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유치해 교육시설의 현대화에 힘썼고, 해당 지역 교육 만족도를 80% 가까이 끌어 올렸다.

■ 서재흥(경기 낙생고등학교 교사)

서재흥(경기 낙생고등학교 교사) 발명특기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력과 재능을 일깨워 지금까지 500여명의 전국 대회 입상 성적을 거뒀다. 그가 운영하는 발명 벤처동아리를 통해 적지 않은 학생들이 특기자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선정한 신지식인으로 뽑히기도 했다.

■ 고월출(경기 수원신곡초등학교 교감)

고월출(경기 수원신곡초등학교 교감) 학습 지도와 생활 지도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교수 학습 방법 개선과 참신한 교육 자료 제작에 힘썼다. 부진아의 학업 능력을 끌어 올리기 위한 완전학습 지도, 토론 문화 형성, 인성 교육, 학교 환경 정비 등 각종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원했다.

■ 박정석(충북 충주성심학교 부장교사)

박정석(충북 충주성심학교 부장교사) 청각장애학생들로 구성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 초대 부장으로 4년 간 야구부의 육성을 책임지고 이끌어 왔다. 창단 초기 재정난과 선수 이탈의 어려움을 주변 설득과 상담을 통해 극복해 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노력으로 학생들의 인성과 특기 교육에 매진해 왔다.

■ 박규선(전북 전주교육청 교육장)

박규선(전북 전주교육청 교육장) 전북교육청 교육국장 재직시 해피스쿨 프로젝트와 맞춤형 학생 종합생활 지도에 힘써 2세 교육 발전에 큰 공을 쌓았다. 수업 혁신 프로젝트, 마을 공부방 시범 개설 등을 통해 공교육의 위상을 높이는 데 공헌했으며 평소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학교 운영을 강조해 왔다.

■ 박형선(광주 창평고등학교 교장)

박형선(광주 창평고등학교 교장) 33년간 교직에 몸 담으면서 참된 교육만이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신념으로 2세 교육에 힘써 왔다. 2006학년도 대입시에서는 졸업생 297명 전원이 4년제 대학에 입학해 지역 주민들로부터 받는 신뢰가 두텁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