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0명 직원들이 가장 큰 무기입니다. ”
15일 용역업계 처음으로 창립 30주년을 맞는 ㈜삼구개발 구자관(61ㆍ사진) 대표는 “별다른 인맥이 없는데도 나름대로 성공한 건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1976년 직원 2명의 청소용역 업체로 시작한 삼구개발은 국내 제일의 전문인력 아웃소싱기업으로 성장했다. 보안, 환경, 시설, 호텔 및 병원 등의 분야에서 200여 기업의 관리업무를 맡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007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구 대표는 사업 초창기 직원 2명과 함께 해창수산이라는 5층짜리 건물의 청소용역을 맡으면서 사업 확장의 기회를 잡았다고 한다. 당시 직원들의 성실성을 눈 여겨 본 옆 건물 사장이 10명의 청소부를 보내달라고 의뢰해온 것이다. 구 대표는 “그 건물은 원래 한 국회의원의 청탁으로 다른 업체가 용역을 도맡았는데, 사장이 우리의 성실성에 반해 무조건 삼구개발로 바꾸라고 지시했다”고 회고했다.
이처럼 신용과 성실로 고객을 상대하다 보니 삼구개발이 일을 맡으면 자연스레 장기계약으로 이어졌다. 대한항공과 신도리코, 신세계푸드, SK, 서강대 등은 10년에서 20년 넘게 관계를 이어온 대표적 고객이다.
구 대표는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항상 가슴에 안고 산다. 그는 “직원들과 마주치면 손에 오물이 묻어 있더라도 항상 두 손을 움켜쥐고 허리를 90도 굽혀 인사한다”며 “말은 하지 않아도 내 고마움이 그들에게 전달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그의 명함에는 사장 대신 책임대표사원이라는 직함이 찍혀 있다. 사장도 다른 직원들을 책임지는 회사의 한 사원일 뿐이라는 뜻이다.
이 같은 경영 철학은 힘들었던 과거와 무관치 않다. 구 대표는 월사금 300환(30원)을 낼 수 없을 만큼 가난해 초등학교 졸업장도 없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 찹쌀떡, 메밀묵 등을 팔아가며 검정고시로 야간 고등학교에 진학해 어렵사리 졸업했다. 59세 때인 2004년에는 용인대 경찰행정학과에 입학, 배움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구 대표는 “나는 가난해도 회사는 부자여야 한다고 믿고 살아왔다”며 “회사의 부가 직원들에게 골고루 나눠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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