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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교복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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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교복전쟁 중

입력
2006.05.1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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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에서‘교복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교복 착용 의무화가 종교적 통합이나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위화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과 국가주의를 부추기고 자율성 침해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최근 교복 부활 논란이 가장 거세게 일고 있는 나라는 독일. 이슬람 여학생 2명이 부르카를 쓰고 다닌다는 이유로 퇴학당한 후 브리기테 치프러스 법무장관이 교복 착용 의무화를 제안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치프러스 장관은 “교복 착용 의무화가 이민자 통합과 빈부 차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곧바로 “교복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은 나치 시대와 히틀러 유겐트(나치 소년단)를 연상시킨다”며 반발이 쏟아졌다. 더욱이 교복은 독일 기본법이 규정하는 개인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게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교복 착용이 전통이 된 영국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비나(사진)라는 이슬람 여고생이 교복착용을 거부하고 ‘질밥(Jilbabㆍ얼굴과 손만 내놓고 전신을 가린 이슬람 전통복장)’을 쓰고 다닌다는 이유로 2002년 퇴학 조치됐다.

사비나는 “교육 받을 권리와 종교 신념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학교측을 고발, 3년 가까이 법정 투쟁을 벌였다. 결국 영국 대법원이 최근 “교복 착용 의무화가 교육 기회를 박탈하거나 종교 신념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며 학교측의 손을 들어줘 사건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교복과 관련해 종교적 신념을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에선 2004년 무슬림의 스카프 착용을 금지하는 법률이 통과됐으나 다른 종교적인 심벌 문제가 여전히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일본 중등학교 남학생은 19세기 프로이센 군복을 모델로 하는 ‘가쿠란’, 여학생은 유럽 해군복에서 비롯된 ‘후쿠’라는 이름의 교복을 입고 다닌다. 이 디자인은 일본 자체 군대와는 상관없이 교복이 도입되던 1870년대 당시 영국과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결과다. 하지만 일본 교복은 늘 군국주의와 연관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진학률이 낮은 아프리카에선 교복 자체가 하나의 자부심의 대상이 되지만 상당수 부모들에겐 교복 가격이 부담스러워 짐이 되고 있다.

미국 교복은 학교 폭력과 연관이 있다. 80년대 유명 브랜드 운동화를 뺏기 위한 학교 폭력이 빈발하자 96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은 연두교서에서 학교폭력 예방 방안으로 교복 문제를 언급하면서 교복 착용을 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의 25%, 중등학교 12% 정도가 교복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BBC 방송은 “10여년 연구 결과 교복을 입거나 입지 않거나 폭력 예방 등 학습 분위기 조성엔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결론이 났다”고 보도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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