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와 관련, 상반된 두 가지 생존 방법이 제시됐다.
현대ㆍ기아차 납품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구속 중인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의 조속한 석방을 주장한 반면, 국내 최대 신용평가회사인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경쟁력을 길러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모임인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과 현대ㆍ기아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 모임인 현대ㆍ기아자동차협력회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 회장 구속으로 부품 업체들이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며 원만한 해결을 촉구했다. 현대ㆍ기아차 협력업체는 437개사이며, 지난해 납품 규모는 24조8,000억원이다.
조합 신달석 이사장과 협력회 이영섭 회장은 이날 “현대ㆍ기아차 그룹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파급효과 등을 감안, 정 회장 및 최고 경영진들의 (사법 처리로) 경영공백이 생기지 않는 선에서 사태가 하루 빨리 해결돼 정상적인 기업 활동에 전념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는 건의서를 공동 발표했다.
이 회장은 “환율 하락과 고유가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검증 받고 경험 많은 경영자인 정 회장이 일선에 복귀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며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지금 당장 그 분(정 회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성우하이텍 이명근 대표는 “현대차를 따라 체코에 동반 진출하고 싶은데, 정 회장 구속으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기평은 이날 ‘국내 자동차 부품사가 풀어야 할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현대ㆍ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가 납품업체에 대한 단가 인하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며 “부품업체는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완성차 업체의 요구에 정면 대응하는 것만이 최고의 생존법”이라고 밝혔다.
한기평은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면서 GM, BMW 등 외국 업체들도 한국 부품회사와 적극적으로 손을 잡으려 하고 있다”며 “국내 부품업체는 거래처 다변화를 통한 협상력 제고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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