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지방선거 출마자들을 위한 선거 요령과 홍보 교육을 위해 배포한 ‘필승 가이드’ 안내책자에 대해 열린우리당이 ‘사실왜곡과 저주의 언어로 가득찬 흑색선전 가이드북’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우리당은 11일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필승 가이드북’을 입수해 공개하며 “당 지도부는 선한 미소를 지으며 클린선거를 하자면서 뒤에서 이런 책자를 전국적으로 배포하는 것은 개탄할 만한 일이다”고 발끈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박근혜 대표는 저주의 언어와 비속어들로 가득 채워진 흑색선전의 교과서를 전량 수거해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우리당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은 물론 탈법에 의한 문서배부 등 선거법 위반소지도 크다고 보고 일단 중앙선관위에 고발키로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당 지지율 답보로 잔뜩 독이 오른 우리당 상황을 빗대,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이라 평한다.
가이드북에서는 현 정권을 심판해야 하는 이유 5가지로 연설문을 구성하라고 제안한다. ‘벌 줄은 모르고 쓸 줄만 아는 건달정권’‘칼만 안든 세금강도 정권’‘도대체 믿을 수 없는 아마추어 정권’‘틈만 나면 편가르는 국민분열정권’‘끼리끼리 해먹는 코드정권’ 등이다.
우리당은 특히 ‘벼룩의 간을 먹고 빈대의 피를 빠는 당비갈취정당’등 거친 표현은 물론 윤상림ㆍ황우석ㆍX파일 사건을 권력형 비리로 지칭한 점과 우리당이 앞장서서 소주값과 월세방 중개료 인상을 추진했다는 왜곡 등을 지적했다.
당 관계자는 “연설문의 예시가 마치 70년대 북한의 대남 불온전단(일병 삐라) 같은 섬뜩한 느낌마저 든다”고 말했다. ‘음식점에는 손님이 끊기고 거리엔 빈 택시가 넘치고 건물마다 빈 사무실이 즐비하다.
연봉 삼사천씩 받는 중산층들도 언제 빈곤층으로 탈락할지 몰라 불안해 돈을 쓰지 않는다….’ ‘세금강도 정권’란에서는 “이 정권 사람들 태반이 평생 자기 힘으로 돈 한푼 벌어본 적 없어 돈 무서운 줄 모른다”고 적혀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또‘노 대통령 재산 1년 사이 9,447억 증가’라고 명시된 것에 대해 “9,447만원을 9,447억원이라고 오타 내서 노 대통령을 빌 게이츠로 만들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정현 부대변인은 “우리당의 야당에 대한 표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며 “흑색선전과는 무관한 한나라당의 홍보 논리다”고 반박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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