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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서 농사짓는 배준식씨 내달 쌀 트럭 16대분 전달/ "쌀밥의 온기 北동포와 나눠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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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서 농사짓는 배준식씨 내달 쌀 트럭 16대분 전달/ "쌀밥의 온기 北동포와 나눠야죠"

입력
2006.05.1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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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린 사람에게 쌀 한 줌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십니까? 힘이 닿는 한 (북한을) 계속 돕고 싶습니다.”

남한의 50대 농부가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을 위해 쌀 20㎏ 4,000포대(80톤ㆍ1억8,000만원)를 구입, 직접 금강산에 가서 전해주기로 했다.

주인공은 전북 김제시 용지면에서 30년째 인삼농사를 짓고 있는 배준식(53ㆍ사진)씨. 배씨는 내달 7일 이 쌀을 5톤 화물트럭 16대에 싣고 2박3일 일정으로 북한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를 방문한다.

배씨는 5년 전 중국을 관광하던 중 두만강 국경지대에서 허기진 북한 어린이 ‘꽃제비’를 보고 굶기를 밥 먹듯 했던 어린 시절의 자신을 떠올렸다. ‘쌀이 정말 필요한 사람들이 저기 있구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배씨는 귀국 후 곧바로 쌀을 보내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방법을 몰랐다. 그러다 지난해 북한에서 연탄아궁이 설치운동을 하는 새천년생명운동본부를 알게 되면서 이번 일을 본격 추진하게 됐다.

그러나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차라리 남한의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지 왜 북한에 퍼주느냐”는 비난이었다. 배씨는 그럴 때마다 “김제는 쌀이 남아도는데 이를 내가 매입하는 것이니 남한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닌가”라며 스스로를 위안하기도 했다.

배씨는 남한의 북한 돕기에 대해서도 “우리 동포이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어쩔 수 없는 가난이 있기에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지역에서도 불우이웃돕기에 앞장서 왓던 배씨의 방북 길에는 부인(52)과 아들(24) 등이 동행하게 된다. 그는 내달 8일 온정리에서 금강산관광총회사에 쌀을 전달하고 북측 관계자들과 함께 북한 주민 거주지역을 직접 둘러볼 방침이다.

배씨는 “일부에서는 북한에 준 쌀이 군량미로 사용된다는 말도 있는데 이번 방북에서 쌀이 주민들에게 직접 전달되는 것을 확인하고 싶다”며 “북한 주민들의 사정도 직접 봐 더 도울 일이 없는지를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김제=최수학 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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