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 선발 과정에서 당락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 것은 ‘큰 대회 경험’과 지난 1~2월 치러진 해외 전지훈련에서의 활약 여부였던 것으로 보인다. 즉 기본적으로 경험과 안정을 기준으로 청소년대표팀의 젊은 피를 가세 시켜 팀에 활력을 주는 카드로 쓸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한일월드컵 경험을 가진 선수로 10명을 선발함으로써 안정감을 주는 전력을 택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번 월드컵이 유럽 원정이라 어떤 일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며 상황대처 능력을 엔트리 선발의 기준으로 삼았음을 시사했다. 최종 엔트리 후보군중 지난 월드컵 멤버로서 독일행 티켓을 거머쥐는 데 실패한 선수는 차두리(26ㆍ프랑크푸르트)와 김병지(36ㆍ서울) 두 명 뿐이다.
반면 소속팀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였지만 최종 엔트리에 선발된 설기현(27ㆍ울버햄턴)과 부상으로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던 송종국(27ㆍ수원)등 한일월드컵 주역이 발탁된 것이 대조를 이룬다.
또 아드보카트호의 코칭스태프들은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고 볼 때, 큰 경기에서 강호들과 맞대결한 경험이 풍부한 쪽에 많은 점수를 준 듯 하다. K리그와 J리그 선수들을 선발 하는 데는 동계 전지훈련에서의 활약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경호(26ㆍ광주), 백지훈(21ㆍ서울) 등은 소속팀에 복귀한 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지만 모두 독일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전지훈련 당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아드보카트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은 바 있다. 반면 김정우(24ㆍ나고야)는 동계 전지훈련 당시 출장 기회가 많지 않았고 소속팀의 조기 복귀 요구로 미국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것이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당락을 좌우한 또 다른 주요 원인은 ‘멀티 플레잉 능력’. 아드보카트 감독은 기자회견 중 “몇몇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선발했다”, “자기 포지션 뿐 외의 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며 ‘멀티 플레이어’에 높은 점수를 줬음을 암시했다.
히딩크 감독 시절 ‘멀티플레이어’로 명성을 높였던 송종국의 발탁 배경에는 그가 여러 포지션을 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작용한 듯 하다. 송종국은 과거 대표팀에서 중앙수비수,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윙백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한 경험이 있다.
또 설기현(27ㆍ울버햄턴)은 대표팀에서의 주포지션은 측면 공격수지만 현 소속팀에서 측면 미드필더로 활약했고 과거 안더레흐트 시절에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주로 나섰다. 김상식(30ㆍ성남)도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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