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은 제1회 입양의 날이다. ‘우리가 낳은 아이를 우리 손으로 잘 키우자’고 법으로 정한 날이다. 굴곡 많은 현대사와 더불어 고아가 급증하고 해외 입양자 수도 많았던 부끄러운 과거를 돌아보면, 이런 날을 제정한 것 자체가 만시지탄이자 감회가 새롭다. 이 날을 맞아 거리 캠페인과 사랑의 콘서트 등 다양한 국내 입양 활성화를 위한 행사가 열린다.
정치권에서는 해외입양을 금지하는 강경책부터 독신자의 입양을 허용하는 특례법까지 여러 입법안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가적 당면과제가 된 초저출산국 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성급한 방안들이지만, 법 이전에 입양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장려하는 사회적 여건을 이루는 일이 시급하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입양 아동 수는 3,562명이다. 이중 2,101명이 해외로 입양되었고, 국내입양은 절반에 못 미치는 41%에 불과하다. 경제대국을 이야기하면서 매년 2,000명 정도의 아이를 해외 입양으로 내보내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책임 회피로 지탄 받을 일이다.
다른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이 입양에 긍정적이지만, 정작 본인이나 자녀가 입양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10명 중 3명 정도만 찬성하고 있다.
한국은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데도 왜 국내 입양이 활성화하지 못 하는가. 우리의 뿌리 깊은 혈연주의에 일차적 원인이 있으나, 이제는 혈족적인 혹은 민족적인 폐쇄성을 벗어날 때가 되었다.
우리가 순혈주의만으로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사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국내입양이 더디게 늘고 있긴 하지만 비밀입양도 큰 문제점이다.
입양에서는 경제적 부담이 걸림돌인데, 입양에 대한 정부의 경제적 지원도 아직 초보 단계다. 입양의 날 시행을 계기로 정부가 적극적 입양 지원책을 마련하는 한편, 사회에서는 가족공동체 운동이 전개됐으면 한다.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고, 공개입양의 활성화로 가족을 가진 사람들이 더 행복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