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0일“북한에 많은 양보를 하려 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몽골 발언에 대해 “정상회담을 구걸하는 발언으로 선거 등을 염두에 둔 정략이 담겨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또 노 대통령이 말한 제도적, 물질적 양보가 무엇을 뜻하는지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박근혜 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대북문제에 대한 한나라당의 기조는 투명성, 국민적 공감대와 합의, 한미공조 등 3가지 원칙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서 “정부나 노 대통령은 국민이 불안하지 않게 대북문제를 투명하게 진행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대북지원을 마구잡이식 퍼주기로 추진하려는 것은 정권 말기의 조급증 때문”이라며 “구걸식 남북 정상회담은 건전한 남북관계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 노 대통령이 ‘정부가 선뜻할 수 없는 일이라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길을 열어주면 슬그머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것은 대통령으로서 나라의 격을 떨어뜨리는 발언”이라면서 “북핵문제는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 아래 추진돼야 하는데 별도 대북협상은 한미갈등과 남남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계진 대변인도 “국민 혈세가 노 대통령 사유재산도 아닌데 국민 공감대 형성도 없이 어떻게 무분별한 대북지원을 공개적으로 약속할 수 있는지 이해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보수극우성향의 김용갑 의원은 별도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과 정반대로 가면서 어떻게 북핵을 해결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노 대통령 발언은 또 다시 ‘북한’이라는 카드를 들고 도박판을 벌이겠다는 것으로 나라가 어찌 되든 대선만 이기면 그만이라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의 발언을 원칙적 언급이라고 평가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언급은 김 전 대통령의 방북이 잘 성사되기를 바라면서 큰 원칙을 훼손하지 않고 남북관계를 이뤄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동채 의원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줄 선물이 없을 때는 남측 인사를 초대하지 않는다”며 “김 전 대통령이 북한에 가면 김 위원장으로부터 좋은 선물을 받고 올 것”이라는 말로 2차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을 언급했다.
우리당은 그러나 이번 발언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공세에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정동영 의장은 “노 대통령 언급을 지방 선거용이라고 폄하하는 한나라당 태도가 개탄스럽다”고 비판한 뒤 “반북ㆍ냉전 세력이 힘을 가지면 DJ의 방북 의미를 훼손하고 남북 평화무드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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