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플러(일명 호치키스)를 허벅지에 대고 누르기, 코 주위에 물파스 바르기, 의자에 묶어놓고 대걸레로 허벅지 조이기.’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수사기관에서나 벌어졌을 법한 가혹행위지만 병영 내에서는 최근까지 근절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은 지난 달 후임병을 전기 고문한 혐의로 구속된 방공포대 소속 김모 병장 등 2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10일 기소했다. 공군에 따르면 김 병장 등은 올해 초 부대로 전입 온 유모 이병의 신체에 220V가 흐르는 전선을 수차에 걸쳐 접촉 시키고 1.5ℓ짜리 페트병 물을 강제로 먹인 혐의다.
김 병장 등은 코 밑에 치약을 바르고 전투복을 입은 상태에서 허벅지에 스태플러를 대고 누르는 등의 가혹행위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군 검찰 조사에서 가해 병사들은 “유 이병이 TV 개그 프로그램을 흉내내보라는 지시를 잘 따르지 못해 장난 삼아 얼차려를 시켰다”고 진술했다.
공군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해당 부대 포대장을 보직해임하고 포대장 이하 관련 간부들은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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