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전국가구의 상ㆍ하위 소득격차가 최대치를 경신하며 더욱 벌어졌다.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격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줄어들었지만,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몰락으로 전체 소득양극화가 더욱 악화한 것이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6년 1분기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전국가구 소득상위 20%는 월평균 645만원을 벌어들여 월평균 77만원을 벌어들인 소득하위 20%보다 8.36배 더 많은 소득을 올렸다. 이 같은 배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8.22배보다 더 커진 것으로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치다. 전분기(지난해 4분기)의 7.53배율과 비교하면 소득격차 확대가 더욱 두드러진다.
도시근로자 가구는 지난해 1분기 상위20%의 소득이 하위20%의 5.87배를 기록한 후, 올 1분기에도 5.8배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전분기(5.42배)와 비교하면 소득격차 폭이 크게 확대됐다. 도시근로자 가구와 전국가구의 상ㆍ하위20% 배율은 지난 해 1분기 처음으로 각각 5.8배와 8배를 넘겼다.
최연옥 통계청 고용복지통계과장은 “성과급과 상여금 지급시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보통 1분기의 소득격차가 다른 분기보다 높게 나타난다”며 “전국가구의 소득격차가 확대된 것은 자영업이 잘되는 쪽과 잘 안 되는 쪽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전국 가구 중 적자가구 비율은 1년 전(31.3%)보다 늘어나 31.8%를 기록한 반면, 도시근로자 가구 중 적자가구 비율은 1년 전(26.3%)보다 0.3% 줄어들어 자영업자들의 생활고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소득증가율도 지난해보다 둔화했다.
전국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0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증가해 지난해 증가율(5.8%)에 못 미쳤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 증가율로 환산하면 1.9%증가에 불과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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