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가 300억원에 달하는 방송 드라마 제작 차질을 우려해 법원이 외국인 피고인에 대한 재판 일정을 연기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이상훈)은 10일 대마를 대량 수입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미국 및 뉴질랜드 국적의 M씨에 대한 재판 기일을 두 달 가량 연기해 7월로 정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특수효과 제작에 참여했던 M씨는 현재 국내 드라마 ‘태왕사신기’ 제작팀에 합류해 컴퓨터그래픽과 미니어쳐 제작 등 특수효과를 담당하고 있다.
‘태왕사신기’는 한류의 주역인 탤런트 배용준과 문소리 등이 주연을 맡고, 드라마 ‘모래시계’의 김종학 PD와 작가 송지나씨가 연출과 극본을 맡아 해외시장을 노리고 제작되고 있는 작품이다.
M씨는 대마 흡연이 한국에서 불법인 사실을 모른 채 대마 27.6g를 반입했다. 이 사실이 적발돼 M씨는 올 2월 인천지법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외국인이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 받으면 국내에서 퇴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M씨는 형이 확정되면 곧바로 출국해야 한다.
드라마 제작진은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고 M씨도 혐의를 인정하면서 ‘드라마 제작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게 후임자를 물색할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M씨가 혐의를 인정하고 있고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유통이 아닌 흡연 목적으로 대마를 반입한 점을 감안해 재판 일정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한류 열풍과 국익 등 드라마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자는 판단도 했다”고 덧붙였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