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 거푸집과 전돌(벽돌) 바둑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돼 10일 공개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윤근일)가 분황사 출토 유물 특별전시회 개막(11일)을 앞두고 10일 공개한 숟가락 거푸집은 길이 13.5㎝, 너비 16㎝ 크기로 분황사 인근의 안압지, 황룡사지 등에서 발견된 청동 숟가락을 제작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돌 바둑판은 길이 42㎝, 너비 43㎝ 크기로 가로와 세로로 각각 15줄이 그어져 있다. 바둑판은 세 조각이 따로 발견됐으며 일부는 훼손돼 있다. 이들 유물은 경주문화재연구소가 가람 배치를 파악하기 위해 1990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분황사 발굴 조사 과정에서 밝혀진 것이다.
박윤정 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숟가락 거푸집과 옛 바둑판이 나온 것은 국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푸집이 발견된 것으로 미뤄 분황사 근처에 숟가락을 만드는 공방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바둑판은 백제 의자왕이 바둑을 두었다는 삼국유사의 기록을 뒷받침해준다고 주장했다.
특히 바둑판이 가로, 세로 각각 19줄인 현재의 형태와 달리 각각 15줄이어서 바둑사 측면에서도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발굴 조사에서는 이와 함께 창건 당시 금당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연화보상화문수막새, 쌍조문암막새 세트, 1차 중건 때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초화문수막새, 쌍조문암막새 세트를 비롯해 연화문, 보상화문, 당초문, 용문, 비천문 등 다양한 문양의 기와가 골고루 발견돼 기와 문양과 제작 기법의 변천사를 보여준다.
분황사는 신라 선덕여왕 3년(634년)에 창건한 고찰로 이번 특별전에서는 이들 출토 유물을 포함, 1915년 분황사 석탑 해체 보수 작업 당시 출토된 사리장엄구 등 250여 점이 선보인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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