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대대적인 인터넷 정화 운동이 실시하고 있는 중국에서 이번에는 대학 당국이 학생들을 동원해 인터넷망에 대한 자체 검열에 나서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9일 상하이(上海) 사범대학의 모니터링 요원으로 활동하는 학생들의 활동과 그들의 인식을 자세히 전했다.
후잉잉은 이 대학 2학년 여학생이다. 후는 일주일에 6~7시간 대학 한 켠의 사무실에서 대학 인터넷 토론방과 게시판을 뒤진다. 후는 교수나 선배 학생들의 토론에도 과감히 끼어 들어 정치적으로 바람직한 주제를 소개하거나 정치적 오류를 잡아준다. 대학 인터넷망에서도 정치관련 토론은 금지되는 게 중국의 현실이다.
후는 “나와 동료들은 부정적인 대화를 바꿔주고 그래도 시정되지 않을 경우 대학 웹 마스터에 보고해 관련 내용을 삭제한다”고 말한다.
후처럼 모니터링에 참가하는 이 대학 학생은 무려 500명에 달한다. 일반 학생들은 이런 조직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한 학생들은 “500명은 너무 많은 거 아닌가요”라고 의심쩍어 한다.
모니터링 학생들은 자신들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후는 자신이 하는 일을 검열로 보기는커녕 당국이 내건 ‘조화로운 사회건설’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나는 결코 통제하지 않아요. 웹사이트에 뜨는 나쁜 것과 잘못된 것들이 싫을 뿐이죠”라고 말한다. 다른 학생은 “학교 사이트는 가족과도 같아요. 나는 깨끗이 정돈된 방을 원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 대학 지도부는 최근 다른 10여개 대학들과 모니터링 체계를 발전 확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인터넷 경찰을 운용중인 중국에서는 5만 명의 요원이 온라인상에서 반(反) 공산당, 반 사회적인 내용을 차단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중국 당국은 후진타오(湖錦濤) 국가주석의 사회주의 도덕관 캠페인의 일환으로 인터넷 정화운동을 개시, 200만개 이상의 ‘불건전한’ 사진 등 이미지와 600개 이상의 사이트를 폐쇄했다. 상하이 사범대의 ‘유해정보 방어 시스템’은 중국의 인터넷 검열이 상당히 고도화하고 있음을 나타내주는 실례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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