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털리티와 감수성의 상당 부분을 1990년대 얼터너티브 록에 빚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크게 반길 만한 새 음반이 나왔다.
너바나와 함께 1990년대 얼터너티브 록의 부흥을 이끈 미국 록밴드 펄잼(Pearl Jam)이 4년 만에 새 앨범 ‘Pearl Jam’을 발표했다. 스튜디오 정규 앨범으로는 2002년에 발매된 ‘Rock Riot’에 이어 8번째로, 어느 곡 하나 버릴 것 없는 수작들로만 빼곡히 채워졌다.
이라크 전쟁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 대한 비판을 담은 ‘Worldwide Suicide’를 첫 싱글로 내세운 이번 셀프타이틀 앨범은 펄잼의 트레이드 마크인 강렬하면서도 포크적인 감성과 펑크에 기초를 둔 아메리칸 록의 전형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원초적이고도 하드한 사운드의 ‘Worldwide Suicide’와 ‘Life Wasted’ ‘Comatose’ 같은 곡들은 ‘언젯적 펄잼이냐’는 비아냥을 일거에 해소할 만한 오리지널리티를 보여준다. 또 철학적인 가사와 선율이 돋보이는 ‘Parachute’‘Coming Back’‘Gone’ 등은 웅얼거리는 듯한 나른하고도 도취적인 분위기로 귀와 가슴을 사로잡는다.
너바나와 함께 시애틀을 록의 메카로 만들며 ‘그런지록’(시애틀에서 발생한 얼터너티브 록)을 전 세계에 유행시킨 펄잼은 1991년 시애틀에서 보컬 에디 베더와 스톤 고사드(리듬 기타), 마이크 매크리디(리드 기타), 제프 아멘트(베이스), 데이브 크루센(드럼)이 뭉쳐 탄생했다. 미국 내에서만 1,000만장 이상 팔린 데뷔 앨범 ‘TEN’을 비롯해 지난 15년간 통산 6,000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렸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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