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대학은 변화를 리드하는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변화의 핵심은 세계화이며 결국 교수와 학생 모두 다른 문화, 지식을 받아들이려는 열린 사고방식이 필요합니다.”
극심한 가난, 여성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흑인여성으로는 최초로 미국 아이비리그(동부지역의 명문 사립대들) 소속 대학의 총장에 선출돼 화제를 모았던 루스 시몬스(Ruth J Simmonsㆍ61) 미국 브라운대 총장이 8일 방한, 이화여대에서 9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시몬스 총장의 삶은 ‘교육이 이뤄낸 인간승리’로 불린다. 그는 1945년 텍사스 동부 시골마을에서 소작농 아버지와 하녀였던 어머니의 12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인종차별로 격리교육까지 받았지만 가난과 차별을 딛고 하버드대에서 문학 석ㆍ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뉴올리언스대, 프린스턴대 교수를 거쳐 2001년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브라운대 총장에 취임했다.
그는 이름 앞에 항상‘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95년에 이미 매사추세츠주의 여자대학으로 유명한 스미스대의 첫 흑인 총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재임 중에 기부금을 두 배나 늘렸고 여대로는 처음으로 공대를 개설하기도 했다.
시몬스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교육과 글로벌 리더 양성’의 중요성을 유난히 강조했다. 그는 학생이 교과과정을 직접 디자인하고 신입생 때부터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브라운대의 사례를 소개하며 “젊은 세대를 도덕과 용기를 겸비한 미래의 리더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학생들 스스로 수업에 적극 참여하고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이공계 위기 상황을 진단하며 “대학이 학생들에게 이공계 전공을 강요하기보다는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하고, ‘특성화 교육’‘학제간 연구의 필요성’ 등 대학 운영의 노하우를 제시하기도 했다.
시몬스 총장은 10일 오전 이화여대가 주관하는 제6회 김옥길 기념강좌에서 ‘새로운 시대를 위한 글로벌 교육’을 주제로 강연한다. 이화여대는 2002년 시몬스 총장에게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수여한 바 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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