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8일 아파트 베란다에서 몸을 던져 숨진 부인의 종신보험금을 지급하라며 남편 박모(45)씨가 D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보험사는 남편 박씨와 가족들에게 1억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의 부인은 부부싸움 당시 극도로 흥분되고 순간적인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자신의 행동으로 발생할 결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모멸스럽고 격분된 순간을 벗어나기 위해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 내린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는 자유로운 의사 결정에 따라 사망한 경우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의 부인은 ‘추락’이라는 재해로 인해 사망했고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면책 사유인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험약관상의 재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출산 후 중이염, 수유장애, 맹장수술 등으로 수 차례 치료를 받은 박씨의 부인은 2003년 10월 남편 사업에 대해 시댁, 친정이 보증을 서주지 않는 문제로 남편과 부부싸움을 하다 자신의 아파트 베란다 밖으로 몸을 던져 숨졌다. 남편 김씨는 보험금 지급을 요구했고 보험사에서 ‘고의로 자살한 경우’라며 지급을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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