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대 서울대 총장 후보 선정을 위한 소견 발표회가 8일 관악캠퍼스에서 열렸다. 5명의 후보들은 현재 서울대가 위기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면서 한 목소리로 대학 경쟁력 강화와 자율성 확보를 주장했다.
먼저 세계 100위권에 불과한 서울대의 경쟁력이 도마에 올랐다. 조동성 경영대 교수는 “세계 10위권 대학 진입은 우리가 짊어진 사명”이라며 “정부과천청사를 행정수도 이전 후 연구 캠퍼스로 활용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마쳤다”고 말했다.
이장무 공대 교수는 “2010년까지 10개의 초대형 학제간 연구집단을 육성하고 국제학회 본부를 5개 이상 유치하겠다”며 “부족한 공간을 고려해 자연대를 비롯한 일부 단대 연구동을 캠퍼스 지하에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연천 행정대학원 교수는 “논문 게재 후에 연구비를 정산 없이 지원하는 제도를 신설하는 등 연구 인프라를 확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후보들은 대학의 자율성 확보가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성낙인 법대 학장은 “총장선거를 선관위가 관리하도록 한 관련법령을 폐지하고 동일대학 출신 교수 임용제한도 완화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또 “3불정책에 따른 대입제도는 바뀌어야 한다”며 “고등교육행정을 교육인적자원부와 별도의 대학위원회에서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경환 법대 교수는 “대학 구성원의 합의 없이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에 따라 학부와 대학원의 정원을 줄이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법인화 문제에 대해 각 후보들의 입장은 조심스러웠다. “학내 구성원의 절대적 지지와 안정적인 재정 지원 등 전제조건이 충족될 때 법인화 논의에 적극 대응할 방침”(오 교수) “법인화 문제는 대학 교직원의 공무원 신분 박탈에 따른 조치 마련 등 선결조건이 갖춰져야 한다”(성 교수)라며 수위를 낮췄다.
서울대는 10일 교직원 투표를 통해 과반수 후보자가 나오면 최고 득표자와 차점자를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게 추천하고 대통령이 차기 총장을 임명한다. 과반수 후보가 없을 때는 상위 득표자 3인을 대상으로 11일 2차 투표를 실시해 다시 1, 2위를 가린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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