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둣빛 신록으로 가득한 봄의 정취에 봄처녀 가슴만 울렁거리는 건 아니다. 부챗살 모양으로 퍼지는 따스한 봄 햇살과 총천연색 기화요초는 아저씨도, 할아버지도 순식간에 청록파 시인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자연은 더 이상 예찬의 대상만은 아니게 됐다. 지난해 뉴올리언스를 포함해 미국 남부 해안을 휩쓸어버린 카트리나는 사상 최악의 허리케인으로 기록됐고, 2004년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는 유례없는 사상자를 냈다.
2002년에는 갑작스런 대홍수가 독일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었으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선진국들도 해마다 수많은 사상자를 내는 폭염에 속수무책, 무방비인 상태다. 이제 자연은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다큐멘터리 전문 디스커버리 채널이 세계 기상이변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폭풍의 눈 속에서’(Eye of the Storm)를 10일, 17일 밤 11시 두 차례에 걸쳐 방송한다.
10일 방송되는 ‘에피소드 1’에서는 허리케인의 형성과 경로 등을 추적해 보여준다. 제작진은 2004년 미국 플로리다에 불어 닥친 허리케인 안으로 뛰어들어 허리케인이 지나가는 공중과 지상에 카메라 팀을 배치, 막강한 허리케인의 위력을 촬영했다. 프로그램은 베테랑 스톰체이서(stormchaserㆍ폭풍추적자), 짐 애즈를 비롯해 기상학자, 날씨 전문가, 그리고 과감하게 허리케인의 눈 속으로 돌진하는 조종사들과의 인터뷰도 소개한다.
어느날 갑자기 북해의 해안대가 폭풍에 휩쓸려간다면? 함부르크,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같은 유럽의 도시들이 폭풍으로 황폐해진다면? 17일 방송 예정인 ‘에피소드2’에서는 폭풍과 거대한 파도가 유럽의 도시를 휩쓰는 대재앙 시나리오를 검토해본다. 제작진은 유럽을 휩쓰는 거대한 폭풍의 효과를 첨단 컴퓨터 그래픽으로 생생하게 재현해 미래의 잔인한 현실이 될 수도 있는 이 가상의 재앙에 경종을 울릴 예정이다.
디스커버리 채널 관계자는 “점점 파괴력을 더해가는 폭풍의 조류와 북유럽의 수많은 저지대를 위협하는 괴물 파도에 시청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할 것”이라며 “각종 기상이변이 몰아치는 여름을 앞두고 시청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