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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담 허무니 초록마당 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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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담 허무니 초록마당 열리네"

입력
2006.05.08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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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아파트 담이 속속 헐리고 공원이 들어서고 있다. 아파트 단지에 부족한 녹지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노원구가 아파트 단지 3곳의 담을 허문 데 이어 구로구에서도 아파트 단지 2곳이 담장 자리에 소규모 공원을 조성했다.

지난 해 9월 시범사업장으로 지정됐던 구로구 구로동 현대연예인 아파트와 신도림동 우성 1ㆍ2차 아파트는 8개월만에 모습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구로동 현대연예인 아파트에서는 벽돌담장 86㎙를 헐고 주변 120평에 소나무와 화초 등을 심는 한편 벽천 분수, 의자 등을 설치했다. 신도림동 우성 1ㆍ2차 아파트에도 콘크리트 담장 262㎙를 철거한 후 주변 320평에 반송 등 9종 7,500그루, 화초 5종 7,500 포기를 심었다. 주민들의 휴식공간을 위해 의자를 설치하고 105㎙ 길이의 산책로도 만들었다. 여기에 투입된 사업비는 각각 1억 7,000만원으로 전액 서울시가 지원했다.

앞서 노원구는 지난해 5억원을 들여 상계10동 한양아파트를 비롯해 마들대림 아파트, 중계4동 중앙하이츠 아파트 등 3곳의 콘크리트 담을 헐고 공원을 조성했다. 올해에도 한 곳을 선정해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아파트에 새로운 휴식공간이 생긴 것에 대해 주민들은 반색하고 있지만 추진하는 과정에서 반대도 적지 않았다. 담장이 열리면 각종 범죄에 노출될 수 있고, 청소년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담장을 없앤 일반 주택가에서도 범죄율이 높아지지 않았고, 손쉽게 녹지공간을 대폭 확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주민들을 설득했다.

공원에서 만난 한 주민은 “처음엔 걱정도 앞섰지만 집 근처에 새로운 공원이 생기고 보니 산뜻한 느낌이 들어 아파트도 달라보인다”며 좋아했다. 일부에서는 “산책로 곳곳이 비가 온 후 움푹 패여 사고 위험성이 높은데 보수공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사후 관리를 제대로 해줄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 해 실시한 아파트 단지의 녹지 현황 조사결과, 아파트 녹지가 전체 생활주변 녹지의 21%에 불과했다”며 “시내 곳곳의 옹벽과 생활주변 동네 자투리땅, 공공기관, 초ㆍ중ㆍ고교, 대학교 주변 뿐만 아니라 아파트 단지에도 나무와 꽃을 심어 녹지를 조성하면 휴식공간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올해 11억원의 예산을 들여 용산구 원효로 삼성아파트와 영등포구 양평동 삼호한숲ㆍ현대3차ㆍ신동아 아파트, 신길동 우성1차ㆍ우성4차ㆍ건영 아파트 등 모두 7곳의 아파트단지 1,770㎙의 담장을 허물어 1,050여평의 녹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한 앞으로 25개 구청이 관내 아파트 단지를 선정해 추천하면 시가 타당성 등을 심사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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