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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현 교수의 빛으로 보는 세상] LCD의 '세대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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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현 교수의 빛으로 보는 세상] LCD의 '세대 교체'

입력
2006.05.08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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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LG필립스LCD의 경기 파주시 7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공장이 준공식을 가졌다. 삼성전자가 아산 탕정에서 운영하고 있는 생산라인에 이어 2번째 7세대 LCD 생산 라인이다.

이로써 전세계 LCD 산업을 이끌고 있는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사이의 경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LCD 생산 공장 앞에 붙는 ‘세대’는 어떻게 정의되는 것일까? 이번에 준공된 7세대 라인은 이전의 1~6세대 라인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LCD 생산공장을 구분하는 ‘세대’는 LCD를 구성하는 유리기판과 관련된다. LCD는 2장의 기판유리 사이에 막대기 모양의 액정분자들이 갇혀 있는 구조다(1월5일자 칼럼 참조).

뒷면 유리에는 액정분자들을 조정할 수 있는 박막트랜지스터가 형성되고 앞면 유리에는 백라이트로부터 공급되는 백색광을 빛의 삼원색(빨강 녹색 파랑)으로 분리하는 컬러 필터가 달린다. 또 빛의 편광을 조절하는 2장의 편광판이 앞뒤의 유리 기판에 붙는다.

이렇게 보면 LCD의 유리기판은 영상정보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LCD의 핵심부품들이 집적된 가장 기본적인 부품이라 할 수 있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사람의 몸을 지탱해 주는 뼈대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겠다.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LCD의 화면 크기도 점점 더 커져 왔다. 이에 따라 LCD 생산공정에 투입되는 기판유리의 크기도 함께 증가해 왔다.

초기에는 노트북이나 휴대폰의 LCD창에 초점을 맞춘 작은 사이즈의 기판유리를 사용해 왔지만 LCD TV 제품이 주력이 될 LG필립스 LCD의 7세대 공장의 유리기판은 무려 가로가 2.25㎙, 세로는 1.95㎙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7세대 라인에 사용되는 유리기판의 크기도 가로 2.2㎙에 세로 1.87㎙이다.

그렇다면 이전 세대의 공장보다 큰 사이즈의 기판유리를 사용하기만 하면 ‘세대’를 하나 늘릴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차세대의 유리기판의 짧은 변 길이가 이전 세대 공장에서 사용해 왔던 유리기판의 긴 변 길이보다 큰 경우에만 ‘세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그림’을 보면 4세대 라인(G4)의 장변 길이 920㎜보다 5세대 라인(G5)의 단변 길이인 1,100㎜가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LCD 6세대 공장에서 사용해 왔던 유리기판의 크기는 가로 1.8m에 세로가 1.5m였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운영하는 7세대 라인에 투입되는 기판유리의 단변 길이는 모두 6세대 라인에서 쓰이는 유리기판의 장변 길이인 1.8m보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에 따라 당당하게 ‘7세대’ 라인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었다.

치열한 경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LC필립스LCD와 삼성전자 모두 ‘8세대’ 생산 공장의 건설을 진행 중이다. 8세대 라인의 유리 기판은 무려 가로 2.5㎙, 세로 2.2㎙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한 장의 유리 기판에서 47인치와 55인치 LCD TV를 각각 8장 및 6장 만들어 낼 수 있다. 한 번 상상해보라.

가로 세로 길이는 어른 키보다 훨씬 크지만 두께는 0.7㎜밖에 되지 않는 기판 유리가 축구 경기장 10개 면적의 공장에서 엄청난 크기의 로봇들에 의해 운반되고 잘리고 가공돼 TV용 LCD 패널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말이다. ‘디스플레이 강국’을 세우기 위한 산학연의 치열한 기술 개발 노력이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써 큰 힘을 발휘하기를 진심으로 빌어 본다.

한림대 전자물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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