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 99% 확정이라는 발언을 거둬들이고 마지막 장고에 들어갈 입장에 처했다.
원톱 이동국(포항)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안정환(뒤스부르크)과 조재진(시미즈)이 나란히 골을 작렬하며 무한경쟁에 나섰고, 마지막 1% 후보였던 차두리(프랑크푸르트)도 아드보카트 감독이 직접 보는 앞에서 골 맛을 보며 엔트리 진입의 희망을 이어갔다.
‘아드보카트 매직’이었다. 그가 가는 곳이면 월드컵 전사들의 골이 터졌다. 4일 안정환에 이어 6일 차두리도 시즌 3호 골을 터트리며 아드보카트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차두리는 6일 도르트문트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9분 30m짜리 대포알 슛을 성공시켰다. 196일 만의 꿀맛 같은 골이자 시즌 3호골. 오른쪽 윙백으로 출전해 성공한 골이라 더욱 값졌다. 아드보카트 감독으로서는 수비와 공격력을 두루 갖춘 차두리에 대해 재평가 기회를 가졌다. 남은 1%에 차두리의 이름을 넣을지를 고민해야 할 입장이다.
안정환은 이틀 만에 다시 골 폭죽을 터트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안정환은 이날 빌레펠트전에서 후반 25분에 왼발 슛으로 골네트를 가르며 물오른 득점감각을 이어갔다. 안정환은 올시즌 분데스리가 선발출전 3경기에서 모두 공격포인트를 기록해 선발 체질임을 과시했다. 안정환과 원톱 경쟁을 하고 있는 조재진도 이에 질세라 이날 니가타와의 원정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시즌 8호골을 기록하며 득점 부문 공동 2위에 뛰어올라 아드보카트 감독의 기대에 화답했다.
국내에서는 지난주 이천수(울산)와 박주영(서울)이 나란히 골을 터트려 대표팀 공격진의 화력에 기름을 부은 상태. 아드보카트 감독으로서도 넘치는 공격자원에 누구보다도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수비에서도 해외파와 국내파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최종 수비수 김진규(이와타)와 수비형 미드필더 김정우(나고야)는 6일 일본 이와타에서 맞대결을 펼쳐 풀타임을 소화했고, ‘1%의 또 다른 후보’ 송종국(수원)도 지난 5일 선발출전하며 투지를 불태웠다.
최종엔트리 확정까지 남은 시간은 3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아드보카트 감독이 결정할 최종 명단에 이들 중 누구의 이름이 빠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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