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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의 길 위의 이야기] 사랑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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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의 길 위의 이야기] 사랑의 선물

입력
2006.05.0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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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버이날, 1972년 이전에는 어머니날이었다. 그대로 놔두고 아버지날을 따로 만들 것이지 왜 이렇게 묶어놨나 모르겠다. 하루 더 쓰지. 미국에서는 5월 둘째 일요일이 어머니날이고, 6월 셋째 일요일이 아버지날이다.

아버지날에는 아버지뿐 아니라, 드릴만하면 삼촌에게도 감사 카드와 선물을 보낸다. 아버지의 은혜는 어머니의 은혜와 또 다른 각별한 것이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기러기 아빠들을 생각해 보라. 그들은 자기 삶을 완전히 꽝으로 만들며 희생하고 있다. 미국에 유학 간 기러기 아이들은 6월 셋째 일요일에, 아버지의 삶과 그 희생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는 게 도리일 게다.

물자가 흔해 터지니 선물 고르기가 쉽지 않다. 주부에게 소소한 살림용품을 선물로 주는 건 실례라지만, 어린이가 엄마에게 선물하는 고무장갑은 얼마나 어여쁜가.

엄마의 손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이 깃든 갸륵한 선물이다. 어른이 된 사람들은 연로하신 부모님께도 취향이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 예컨대, 옷을 사더라도 꼭 모시고 가서 직접 고르시게 하자. 혹 터무니없이 비싼 옷을 고르시더라도 사 드려라. “비싼 옷 한번 못 입으시고”하며 나중에 가슴 아프지 않게 될 것이다.

시인 황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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