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에어쇼 도중 산화한 김도현(33ㆍ공사 44기)소령의 분향소가 차려진 강원 횡성 공군 제8전투비행단 실내 체육관에는 조문객의 발길이 사흘째 이어졌다.
김 소령의 영결식은 8일 오전 10시에 치러지며 오후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고인에게는 7일 ‘보국훈장 삼일장’이 추서됐다.
김성일 공군 참모총장은 5일 오후 부인과 함께 김 소령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김 총장은 유족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훌륭한 남편과 아들이었는데 정말 안타깝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소령의 네 살, 세 살 난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천진난만하게 분향소를 지키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차남 태현군이 분향소를 찾은 김 총장에게 거수 경례를 했고, 김 총장은 “아빠처럼 훌륭한 군인이 돼야지”라며 답례했다.
김 소령의 장인 배흥수씨는 “사위가 대형 참사를 피하려고 자신을 희생해 가며 고귀하게 순직했다”며 “명예롭게 가게 해달라”고 김 총장에게 눈물로 당부했다. 김진호 블랙이글스 대장(중령)은 “젊고 훌륭한 공군 최정예 파일럿을 잃어 안타깝다”며 “김 소령의 살신성인의 기백이 헛되지 않게 블랙이글스의 정신을 살려나가겠다”고 말했다.
분향소에는 김승열 국방부 차관보, 공군본부 고위 관계자, 김 소령의 동료, 선ㆍ후배 등 군 관계자들이 수시로 찾아와 김 소령의 명복을 빌었다.
사고 당시 김 소령과 교차비행을 한 김태일(37ㆍ공사 41기) 소령은 “지난해 초 김도현 소령이 블랙이글팀으로 전입 온 이후 줄곧 호흡을 함께 하며 멋진 비행을 선보였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가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태일 소령은 “교차 비행 직전 김 소령이 내 비행기가 시야에 들어왔다는 뜻의 ‘인 사이트’라는 교신을 한 것이 마지막이었다”며 “그 순간에도 아무런 이상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주=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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